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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메트 오페라 콩쿠르 우승, 아직도 믿기질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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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김효영(24·사진)이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메트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1954년 시작된 메트오페라 콩쿠르는 성악가들 사이에서 세계적인 오페라 스타로 발돋움하는 등용문으로 불린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과 데보라 보윗, 메조 소프라노 수잔 그래햄 등이 이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소프라노 홍혜경과 신영옥도 이 콩쿠르 우승자 출신이다.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콩쿠르 67년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을 통해 결선을 치렀다. 김효영은 서울 목동 더클래식 MJ아트홀을 빌려 이날 오전 1시(한국 시간)부터 리허설을 준비했고, 5시에 피아니스트 배경한의 반주에 맞춰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중 '사랑스러운 이름'과 레오 들리브의 오페라 '라크메' 중 '그 어린 인도소녀는 어디로 가는가'를 불렀다. 자신이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2시간 후인 오전 7시쯤. 그는 우승 직후 "아직도 얼떨떨하고 믿기질 않는다"며 "다른 콩쿠르 결선 무대에서도 노래를 해봤지만 이렇게 떨어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뉴욕 간의)시차에 적응하려고 결선 이틀 전부터 밤새는 연습을 했습니다. 제 스승인 에디스 윈스 교수님도 음향 체크를 해주시면서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관객 없이 홀로 마이크 앞에 서게 되니 더 떨리더군요."

메트 오페라 콩쿠르의 명성이 워낙 자자해서 전 세계 공연기획사들이 신예 발굴을 위해 결선 무대에 주목한다. 잠재력을 미리 평가하고 섭외 요청을 넣기 위해서다. 김효영은 "뉴욕 메트오페라 공연에서 타이틀롤(주역)을 따내는 것도 좋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유럽 오페라 극장에서 데뷔하는 것도 좋다"며 "이미 오페라 리골레토 등 섭외 요청을 미국 몇몇 극장으로부터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효영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현재 미국 줄리어드 음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국내에선 박미혜 서울대 교수에게 성악을 배웠고, 미국에선 에디스 윈스 줄리어드음대 교수의 제자가 됐다. 2017년 한국성악콩쿠르에서 대학부 2위를 차지했고 팜비치 오페라, 벤쿠버 오페라 등에서 연주활동을 펼쳤다.

김효영은 3년 전부터 메트오페라 데뷔 무대를 꿈꿨다고 했다. 2018년 9월 열린 국제 오페라 오디션 '나얍(NYIOP·뉴욕 인터내셔널 오페라 프로젝트) 코리아'를 통해서였다. 당시 한국경제신문과 나얍이 손잡고 오디션을 열어 신예 성악가 9명을 뽑았다. 이들은 한경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세계무대를 향해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아시아 최초의 성악대회로 뉴욕시티오페라, 캐나다 벤쿠버오페라 등 해외 명문 오페라극장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수 있는 자리였다.

김효영은 "당시 음악회를 준비하며 많은 걸 배웠다.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주는 성악가가 되는 법을 배운 무대였다"며 "과거에는 소리를 다듬는 데만 집중했다. 나얍 코리아를 준비하면서 음성에 감정을 담아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나얍 코리아를 통해 미국으로 나가고 싶다는 꿈도 품었다"고 덧붙였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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