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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송 4연패에도 '자사고 폐지' 강행…그 의지로 공교육 살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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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이 위법이라는 판결이 또 나왔다. 지난 3월 숭문고·신일고 재단이 서울교육청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긴 데 이어, 어제 이대부고와 중앙고 재단도 승소했다. 이로써 교육당국은 관련 소송에서 ‘4전 전패’했다. 자사고를 무리하게 없애겠다는 엇나간 원리주의 같은 고집불통 정책이 뒤늦게나마 제동 걸려 다행이다.

이번에도 법원은 자사고를 없애려는 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와 행정 재량권 남용을 지적했다. 하지만 판결의 근본 메시지는 사립학교 설립 취지를 무시하고, 학생의 ‘교육 선택권’을 묵살하면서 획일적 하향평준화로 치닫는 교육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2025년까지 자사고를 다 폐지하겠다는 방침은 재검토돼야 한다. 수월성 엘리트 교육도, 사학 건학이념도 부정하면서 교육의 다양성·자율성을 말살하는 정책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 육성은커녕 미래만 어둡게 할 뿐이다. 당국이 주력해야 할 것은 공교육 정상화다. 곳곳에서 빚어지는 ‘코로나 디바이드(격차)’는 교육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가뜩이나 부실한 학교가 닫히고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더 커진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기초학력 미달자가 늘어나는 것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걱정거리였다. 너무 큰 문제이다 보니 그러려니 하게 됐고, 이제 현안에선 밀려나버린 게 공교육 부실화다. 자사고에 대한 학부모·학생의 높은 관심도 만성화된 ‘공교육 불신 사회’를 입증하는 역설적 현상 아닌가.

코로나로 인한 교육 격차를 줄이는 가장 바람직한 방안도 공교육 정상화다. ‘교육복지’라는 말이 가능하다면, 그 또한 공교육의 조기 내실화다. 국가적으로 재정난 우려가 커지고 곳곳에서 예산부족 타령이지만, 교육당국은 “돈 없다”는 말도 못 할 것이다. 학생은 해마다 줄어도 교육청으로 가는 예산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 않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이 경직되게 운용돼 교육예산이 오랫동안 개혁 사각지대에 놓인 탓이다.

역대 정부도 공교육 정상화를 외쳤다. 하지만 현 정부까지 말로만 그쳤다. 자사고를 없애려는 집념의 절반만이라도 공교육 정상화에 관심 쏟고, 실천방안을 제시해 보라. 항소하겠다는 당국을 보면 교육까지 외고집 부동산정책을 닮을까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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