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미진학자에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지급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가 야권의 공세가 이어지자 "지엽을 왜곡해 본질을 조작한 정치적 공격에 유감을 표한다"고 해명했다.
대학 미진학자에 세계여행비 1000만원 주자?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계 일주 체험은 공약 발표나 정책 제안이 아니라 대학 미진학 청년 지원정책을 난상토론 하는 자리에서 지원방법의 다양성을 논의하기 위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드린 말씀"이라며 이같이 적었다.이 지사는 전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고졸 취업 지원 업무 협약식'에 참석해 "4년 동안 대학을 다닌 것과 같은 기간에 세계 일주를 다닌 것하고, 어떤 것이 더 인생과 역량계발에 도움이 되겠나. 각자 원하는 것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대신 대학 진학을 하지 않는 청년들에게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해주면 어떨까"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지사의 해당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과 같은 당 윤희숙 의원 등은 '허경영식 사고', '포퓰리스트'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 지사는 이 같은 비판과 관련해 단순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지사는 "핵심은 형식과 외관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대학 진학 유무와 관계없이 공평하게 지원받아야 하고, 지원방식은 획일적이지 않고 개인적 특성을 고려해 다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이를 두고 일부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은 '세계여행 1000만원 지원 공약'이라 호도하거나 '포퓰리즘', '허경영 벤치마킹'이라며 비난의 소재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브레인스토밍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왜곡"
이어 "브레인스토밍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이런 식으로 왜곡하면 어찌 토론이 가능하겠습니까. 창의력과 말을 묶는 방식으로는 어떠한 개선도 요원하다"며 "오늘날 청년들은 기성세대보다 더 기회와 미래가 없는 최초의 세대"라고 덧붙였다.그는 "어디까지 공부했냐, 출신이 무엇이냐를 따져가며 편 가르기 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며 "절박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최소한의 삶을 받쳐줄 모두를 위한 유리 바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래서 대학생에 대한 지원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미진학 청년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 지원으로 책을 사든 학원을 다니든 여행으로 체험을 하든 방법은 다양하고 창의적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독일이 강소기업 중심으로 튼튼한 경제력을 자랑하는 배경에는 숙련 노동에 대한 존중과 충분한 보상이 있다. 미국이나 영국 등 유럽은 고졸 후 갭이어(gap year)를 갖고 오지체험, 여행, 봉사, 진로 탐색 등을 통해 적성과 진로를 찾고 역량개발을 한다"며 "유사 이래 가장 큰 어려움에 처한 청년세대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지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