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을 그만둔지 2개월이 지난 지금, ‘예비정치인’ 윤석열은 여전히 잠행을 거듭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하던 반려견과의 산책조차 하지않을 정도로 집밖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다만 성공적인 정치데뷔를 위한 경제·외교안보 등에 대한 공부는 쉬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최근까지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여러차례 통화를 하며 ‘외교안보 과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미사일 능력과 대비책’ ‘미·중 반도체 전쟁과 그 사이에서의 한국의 전략’ 등이다. 윤 전 총장의 한 지인은 “두 사람이 매주 한 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전화통화를 하며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눈다”고 전했다.
지난 4월에는 노동 개혁 전문가인 정승국 중앙승가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를 만나 ‘고임금 정규직 근로자-저임금 비정규직 근로자’ ‘대기업 노동자-중소기업 노동자’로 나눠져있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에 대해 토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하면 이러한 이중구조를 해결할 것인가와 관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정 교수가 미리 보낸 자료를 꼼꼼히 형광펜으로 줄을 쳐가면서 오랜시간 공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이 이 분야 ‘열공’에 들어간건 ‘대권 행보중 경제·외교안보 분야 등에서 약점을 노출할 수 있다’는 지적을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충분한 공부 이후 준비가 됐다고 스스로 판단했을때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언론 및 정치인과의 접촉은 철저히 피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퇴임 이후 기자들이 집근처를 찾자 매일같이 하던 반려견과의 산책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주 찾던 동네의 빵집 방문조차 자제하고 있다. 만남을 갖자는 야권 정치인들의 요청도 역시 거절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과 접촉을 위해 많은 정치인들이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치권에 등장하면서 있을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