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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대입 전략] 이과생 정시 교차지원 늘 듯…문과생, 선택과목 변경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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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학생들은 상위대학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이 크게 늘 것 같아요. 같은 점수로 인문계 학과로 지원하면 두세 단계 높은 대학에 도전해볼 만해요.”

올해 3월과 4월, 두 차례의 고3 전국모의고사(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른 뒤 나온 학교 현장 반응이다. 올해 유독 이런 반응이 도드라진다. 이과 학생들이 교차지원을 적극적으로 고민한다는 것은 그만큼 올해 입시구조가 이과 학생들에게 유리하다는 뜻이다. 원인은 수학 때문이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선택형 수학 시험에서 문·이과 유불리 문제를 짚어보고, 이에 따른 입시전략을 분석한다.




수학 1등급 내 92.5%가 이과생…수학 최상위권 이과생 독주 뚜렷
올해부터 수능 수학은 수학Ⅰ·Ⅱ를 공통과목으로 치르고 미적분, 기하, 확률과통계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한다. 하지만 등급과 표준점수는 선택과목 그룹별로 분리해 계산하지 않고 통합해 계산한다. 서로 선택과목이 다른데 같은 무대 위에서 경쟁해야 한다. 올해 수학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지난해까진 응시도 수학 가형(이과)과 나형(문과)으로 분리됐고, 등급 및 표준점수도 분리해 계산했다.

수학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이 3월 학력평가 응시생 표본 1만496명을 분석한 결과, 수학 1등급 내 주로 이과생이 응시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 학생의 비중은 무려 92.5%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과생 위주로 선택이 많았던 확률과통계 응시생은 불과 7.5%에 그쳤다. 2등급까지의 비율에서도 이과생은 압도적이다. 1, 2등급을 합해 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 학생(이과 위주)은 79.0%에 달했고, 확률과통계 선택 학생(문과 위주)은 21.0%에 머물렀다. 2등급 내 이과생 비중은 압도적이다.

선택과목별 응시비율과 비교해보면 이과생의 우세는 더 확연하다. 3월 학력평가에서 확률과통계 응시생은 60.5%(20만8260명)에 달한 반면, 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생은 39.5%(13만5792명)에 그쳤다. 확률과통계 응시생 수가 1.5배가량 많았음에도 1등급 내 92.5%, 2등급 내 79.0%는 이과생이 차지했다.
문과생, 수시 수능최저학력등급 충족에 비상
이런 양상은 우연적인 결과라기보다는 구조적 문제로 분석된다. 현행 선택형 수능은 선택과목 그룹별 공통과목 평균점을 기준 삼아 보정점수를 준다. 내가 응시한 선택과목 그룹의 공통과목 평균점이 높으면 높을수록 보정점수를 더 받는 식이다. 3월 학력평가에서 문과생들은 확률과통계 선택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이과생은 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이 많았다. 확률과통계 응시집단의 평균점은 100점 만점에 30.54점으로 가장 낮았다. 미적분 선택 학생들의 평균은 50.58점, 기하 선택은 44.14점을 기록했다. 미적분 응시집단이 확률과통계 응시집단에 비해 평균점수가 20.04점 높았다. 공통과목의 배점이 100점 만점에 74점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적분 응시 학생들의 공통과목 점수 또한 가장 높다고 유추할 수 있다. 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 학생들이 확률과통계 응시 학생들과 비교해 보정점수를 더 받으면서 이과생들에게 유리한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당장 확률과통계 선택 학생, 즉 상당수 문과 학생들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수학이 약한 문과생들이 확률과통계에 몰려 있고, 평균점이 계속 낮게 형성된다면 1, 2등급 진입은 3월 학력평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시에서 이과생 교차지원 크게 늘 수 있어
수학에서 이과생의 우세는 정시모집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정시모집에서 문과 학생들이 자연계 학과로 교차지원하는 것은 제한적이지만 이과 학생들이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하기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사실상 이과생들의 인문계 학과 교차지원은 제한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해도 이런 조건은 동일했지만 상위권 대학에서 이과생의 교차지원이 활발하지는 않았다. 수학 가형과 나형의 표준점수가 따로 계산됐고, 문과생이 응시하는 나형의 표준점수가 평균적으로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수학 가형에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면 이과생들이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을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수학 표준점수가 문·이과를 통합해 계산하기 때문에 이과생들에게 제한이 사라졌다. 아니 더 나아가 공통과목 평균점에 의한 보정점수 덕분에 이과생들의 등급 및 표준점수가 평균적으로 더 높게 나온다. 종로학원 분석 결과, 3월 학력평가 수준의 난이도로 실제 수능이 출제됐을 때 건국대·서울시립대 자연계열 학과에 지원 가능한 성적이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을 했을 때 연세대·고려대까지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통과목 학습에 최선 다해야…6월 모평 후 선택과목 변경도 고민 필요
3월 학력평가만큼 극단적인 치우침이 수능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재수생 가세 여부, 선택과목 변경 등 변수는 아직 많다. 공통과목의 난이도가 대폭 하락해 선택과목 그룹 간 평균점 차가 지금보단 줄어들면 이과생 우세 현상은 3월 학력평가보다는 덜해질 수도 있다.

6월과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모의평가를 거치면서 더 면밀한 분석과 판단이 필요하다. 어떤 변화가 있든, 가장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은 공통과목에 해당하는 수학Ⅰ·Ⅱ 학습이다. 공통과목 배점이 100점 만점에 74점으로 점수 비중 자체도 높다. 공통과목 학습이 부족하면 문·이과 유불리를 따지기 전에 중위권 확보도 어렵다. 재수생이 가세하기 시작하는 6월 모의평가까지 수학은 공통과목을 최우선 목표로 학습하기를 권한다.

공통과목 학습이 충분하다는 전제 하에 선택과목 변경도 고민해볼 수 있다. 문과생들의 확률과통계 쏠림은 그 정도가 덜해지겠지만 완전히 사라지기는 힘들 것이다. 확률과통계 응시집단의 평균점이 계속 낮게 형성된다면 확률과통계 응시생들은 상위 등급 및 표준점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확률과통계에 응시했던 학생들은 미적분 또는 기하 문제도 풀어보기를 권한다. 선택과목 변경은 6월 모의평가 후 결정을 내려야 한다. 올해 9월 모의평가는 9월 1일(수) 실시하고, 수능 원서접수는 8월 19일(금)부터 9월 3일(금)까지 진행된다. 9월 모의평가 후 결과 분석을 통해 선택과목 변경을 결정할 시간적 여유는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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