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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軍 지휘관들… 격리병사 아닌 "국민께 송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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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이 코로나19 격리 병사들에 대해 부실 급식과 열악한 격리시설 제공 등으로 빚어진 논란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른바 ‘격리 미투’로 불거진 병사 처우 문제를 두고 군 지휘관 급이 직접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들의 사과가 부당한 처우를 받은 병사들이 아닌 일반 국민들을 향하며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 장관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최근 일부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과정 중에 발생한 격리 장병 급식 부실, 열악한 시설제공, 입영장정 기본권 보장 미흡 등,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와 각 군은 현재 운용하고 있는 방역관리대책본부의 임무수행체계를 보완하고 현장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최단기간 내에 부모님의 마음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격리 장병의 생활 여건 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무 부처 장관이 이번 논란에 대해 직접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논란은 지난 21일 휴가 후 예방 차원에서 의무 격리된 병사가 SNS에 열악한 처우에 대해 폭로하며 시작됐다. 군은 첫 폭로가 나온 지 닷새가 지나서야 서 장관 주재로 긴급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었지만 회의 끝에 격리 병사들에게 선호 메뉴를 10~20g 증량 배식하겠다는 등의 해결 방안을 내놓아 빈축을 샀다.

육군참모총장도 고개를 숙였다. 남 총장은 “최근 일부 부대에서 용사들에 대한 과도한 방역조치로 인해 장병 기본권까지 침해하게 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후방 각지에서 대한민국 육군을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에 대한 진심 어린 위로와 자녀를 군에 보내주신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밝혔다. 앞서 육군훈련소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입영 장병들이 훈련소에 입소한 후 열흘 동안 샤워를 금지시키고 화장실 시간도 제한해 큰 논란을 빚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군 지휘관들의 유감 표명 대상이 잘못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 장관은 이날 부당한 처우를 받은 병사들에 대한 유감 표명은 없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남 총장은 “장병들에 대한 진심 어린 위로”를 언급했지만 송구하다고 밝힌 대상은 “자녀를 군에 보내주신 국민들”이었다. 군 지휘관들이 논란이 불거진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유감을 표명한데 이어 성인 남성 병사들에 대한 처우 문제를 두고 ‘부모님의 마음’을 언급하며 여론 눈치보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송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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