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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적" vs "세력 편들기"…공매도 재개 두고 공방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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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가 1년 2개월 만에 부활한다. 증권가에선 당장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전유물인 공매도가 재개할 경우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다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수수료 등 증권사들의 이익 때문에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매도는 오는 5월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으로 제한돼 재개될 예정이다.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일시에 재개하기 보다는 부분적으로 재개해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취지에서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은 전체 종목 수의 22%, 전체 시총의 88%를 차지한다. 삼성전자와 LG화학 등 대형주가 여기에 속한다.

코스닥에서는 전체의 약 10%에 해당하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공매도가 재개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들 종목 외 나머지 종목의 공매도 금지는 별도의 기한 없이 연장하기로 했다. 공매도 재개 이후 시장 상황과 반응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
'공매도 영향 제한적' 증권사 분석에…꿀먹은 벙어리 반박
전문가들은 이번 공매도 금지 해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과거 공매도가 재개됐을 때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로 발생할 수 있는 시장단위의 충격은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본다"면서 "2008년과 2011년에 공매도 금지를 시행했고, 금지해제 직후 3개월 동안 코스피200은 10% 이상의 상승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도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지수 측면에서는 큰 영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경수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공매도 유무를 떠나서 지수 선물의 매수(롱)와 매도(숏)의 거래가 상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현물(주식) 공매도가 재개된다고 해도 주식시장의 부담요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증권사들이 노골적인 '편들기'에 나선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공매도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보다는 사전에 투자자들의 반발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공매도 재개는 지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 분명히 충격을 줄 것"이라며 "그동안 공매도 재개를 기다리던 관련 주체들이 재개 이후 공매도 물량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 주체들이 초반에 물량을 조절하며 시장과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수는 있으나, 분명한 것은 하방 압력은 공매도 금지 시기 때보다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공매도 관련 리포트를 발간하는 증권사 가운데 일부는 공매도 주체와 연관되는 곳도 있기에,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연막전술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재개 '초읽기'…어떤 종목 떨고 있나


공매도 거래재개를 앞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일부 종목으로 매물이 몰릴 수 있을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에서 공매도 유입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고평가된 기업, 전환사채(CB) 발행 잔액이 많은 종목 등을 꼽는다.

KB증권은 공매도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SK이노베이션 △SKC △한솔케미칼 △HMM △한국항공우주 △현대미포조선 △KCC △SK네트웍스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메디톡스 △한국금융지주 △일진머티리얼즈 △펄어비스 등을 제시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평가가치(밸류에이션)와 주가 관점에서 추렸다"며 "공매도가 익숙한 종목 중 또래 기업보다 주가가 오른 상태고 밸류에이션도 높다면 공매도 입장에서 더 눈에 띌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코스피200 내 CB 발행 종목 중 공매도 유입 가능 종목으로 △LG디스플레이 △화승엔터프라이즈 △키움증권 △롯데관광 등을 언급했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환사채를 공모 혹은 투자기관에 발행할 경우 공매도 유인이 높아진다"며 "전환사채가 외부 투자자에게 발행되면서 차익거래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매도 금지 이전에 공매도 거래량이 많았던 종목들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다시 물량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지 직전 공매도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량 상위였던 종목은 △S-Oil △이마트 △아모레퍼시픽 △CJ 등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선 △파라다이스 △SK머리티얼즈 △컴투스 △펄어비스 등이 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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