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취임 109일만에 물러난다. 이로써 변 장관은 역대 세 번째 단명 국토부 장관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변 장관은 16일 오후 5시께 정부세종청사에서 비공개로 퇴임식을 갖는다. 변 장관의 퇴임식은 김현미 전 장관 때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비공개로 진행된다. 청와대는 이날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을 차기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하는 등 5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차기 장관 취임 전까지 국토부는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작년 12월29일 취임한 변 장관은 이날로 109일째를 맞았다. 109일 기록으로 물러나게 된 변 장관은 역대 3번째 단명 국토부 장관으로 남게 됐다. 변 장관 보다 더 짧게 장관 자리를 유지한 두 명의 전직 장관은 건설교통부 시절 김용채(16일), 안정남(22일) 장관이다. 이들은 한 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교체됐다.
당초 변 장관은 연이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지지율까지 위협받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책임질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그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본격 장관 취임 전부터 서울 등 도심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한 구상에 들어가던 그였다. 그 결과 취임 한 달 만에 전국에 84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2·4 대책을 내놨다. 이는 앞으로는 더 집을 사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패닉바잉'에 뛰어드는 수요자들을 잠재우기 위한 특단의 공급 방안이었다고 평가받는다.
이 과정에서 민간 사업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LH 등 공공기관의 역할을 크게 강조했고, 이것이 변 장관만의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도리어 변 장관은 LH에 발목을 잡히게 됐다. 국토부 장관으로 임명되기 직전 LH 사장을 지냈던 변 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공식 석상에서 "변 장관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변 장관을 압박했다. 결국 변 장관은 사의를 표명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