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집단 감염이 일어난 노래방에 다녀온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교실 내 아이들에게 전파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교사가 코로나 19 확진판정을 받은 뒤 그가 가르치던 학생들도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1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분당구 A 초등학교 교사 B 씨는 지난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1학년 학생 8명이 잇따라 확진됐다. 확진된 1학년생 8명 가운데 7명은 B 씨가 담임인 같은 반 학생들이다. 나머지 1명은 다른 반 학생인데, 축구 교실에서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 B씨는 지난 2일 지인과 함께 분당구 내 한 노래방에 다녀왔다고 한다. B 씨는 당초 학교 측에는 확진자 접촉 장소를 식당이라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A 초등학교 교장은 전체 문자를 통해 "무슨 말씀을 드려도 납득이 안되시겠지만 제가 파악한 내용을 말씀드리겠다"면서 "2일 저녁 지인과 노래방 방문을 했고 7일 노래방 업주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검사에서 B 교사는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확진자 접촉장소가 처음에는 식당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노래방으로 확인되어 학부모들께 실망과 우려를 끼쳐드린 점 정말 죄송하다"며 "확진받은 학생들과 상처받은 가족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B 씨가 갔던 노래방은 이날까지 관련 확진자가 24명 나오는 등 집단 감염이 발생한 곳이다.
이 노래방에서는 지난 6일 이용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이용자·도우미, 이용자 가족·지인 등 관련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방역 당국은 확진된 도우미 4명이 분당구 내 여러 노래방을 간 것으로 보고 연쇄 감염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9일 분당구 소재 도우미 이용 노래방 방문자·근무자는 가까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19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 문자를 전송했다.
분당 지역 맘 카페에서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등교 수업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내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초1 담임이면 매일 자가진단 체크하며 난리 치는 거 모르지도 않을 텐데 담임선생님이 돼가지고 도우미 노래방을 가셨는지", "남자 선생님인 줄 알았더니 자녀가 셋이나 있는 여자 선생님이더라", "어이없는 건 자가격리 중에 막내 아이를 영어유치원 보내서 거기도 난리가 났다고", "학교에서는 급식 시간에 담임이 아이들한테 옮긴 것 같다고 하던데 학교에서 급식을 먹지 말라고 안내를 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며 이구동성으로 교사를 비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