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인 미국 아마존이 "직원 근무환경이 나빠 병에 소변을 봐야 할 정도"란 주장을 부인하며 비웃는 듯한 입장을 취했다가 결국 사과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2일 자사 블로그에서 앞서 자사 직원의 근무환경을 지적한 마크 포컨 미 민주당 하원 의원의 트윗에 대한 부인 입장에 대해 "자책골이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아마존은 "(포컨 의원에게 답한) 트윗이 틀렸다"며 "다수의 운전자를 고려하지 못하고, 물류센터(풀필먼트센터)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윗이 적절한 검토를 거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며 "자사는 항상 매우 높은 정확성 잣대를 견지할 필요가 있고, 특히 다른 이들의 논평을 비판할 때는 더욱 그렇다"며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포컨 의원은 지난달 25일 "직원에게 시급 15달러를 지불한다고 해도 노조를 해체하고 노동자들이 물병에 소변을 누게 하는 회사가 '진보적 사업장'이 되지는 않는다"고 아마존을 지목하는 트윗을 올렸다.
포컨 의원의 트윗에 대해 아마존은 공식 트위터 명의로 "병에 오줌을 눈다는 얘기를 정말 믿는 것은 아니냐"며 "그게 사실이라면 아무도 아마존에서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아마존은 당시 자사의 일자리 신설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 아마존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사실이란 트윗과 함께 여론이 악화되자 아마존은 결국 포컨 의원에게 사과하고 나섰다. 위장취업으로 아마존의 노동조건을 고발한 책을 낸 제임스 브루드워스가 병에 소변을 보는 걸 발견한 사람이 본인이었다고 밝히면서 아마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인 결과다.
아마존은 블로그 글을 통해 포컨 의원에게 사과하며 "배달 직원이 교통이나 시골길 등 요인과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공중화장실이 폐쇄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안다"면서도 "이는 산업 전반의 오래된 문제로, 아마존에만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우리는 관련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아직 해결책을 알지 못한다"면서 "해법을 찾기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논란은 창립 후 무노조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아마존의 일부 지역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불거졌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약 5800명이 근무하는 미 앨라배마주 배세머 아마존 물류센터 소속 직원은 노조 설립 여부에 대해 직원에게 묻는 찬반 투표를 지난달 말까지 마쳤고, 그 결과는 이달 중으로 나올 전망이다. 해당 투표에서 노조 설립이 결정될 경우 추가적인 노조 설립 움직임이 나올 전망이다.
아마존은 이와 관련, 자사의 임금이 앨라배마주 법정 최저임금의 두 배 수준인 시간당 15달러부터 시작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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