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 피해자에게 사과하며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대변인직을 내려놨다. 고 의원이 사의를 표한 글에는 "왜 도망치냐", "같은 여자라고 무조건 편에 서는 건 잘못이다"라는 비난의 댓글이 달렸다.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떻게 해야 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해 드릴 수 있을까 지난 몇 개월 동안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며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여성 정치인으로서, 엄마로서 함께 보듬어야 할 아픔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숱한 날들을 지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미안함을 전해야 할까 늘 전전긍긍했다"며 "하지만 오늘 이렇게 말씀드린다.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고 의원은 "피해자의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이 괴로운 날들 속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직접 만나뵙고 진실한 마음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 의원의 이런 입장문에는 친문(친 문재인)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는 "피해자 맞아요? 사기꾼은 아닌가요? 같은 여자라고 무조건 편에 서는 건 잘못입니다", "왜 도망치세요? 정말 피해자 맞나요? 민주당 이렇게 이거저거 눈치 보기 시작하면 집니다", "피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순수성이 의심됩니다" 등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친문 지지자는 "왜 우린 항상 이래야만 하느냐"며 "늘 미안해하고 사죄하고, 조금만 뻔뻔해지면 안 되느냐"고 따졌다.
일부 지지자들은 "잘못 없다. 힘내시고 씩씩하게 국민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면 된다", "옳은 선택이다" 등의 지지 댓글을 달았다.
이에 따라 이른바 피해호소인 3인방 가운데 한 사람인 고 의원은 박영선 캠프에서 떠나게 됐다. 하지만 피해호소인 단어를 작명한 남인순 의원과 진선미 의원은 박영선 캠프의 공동선거대책본부장으로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