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과 올해 1월 국내 고용지표는 ‘참사 수준’이라고 불릴 정도로 크게 나빠졌다.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국내 취업자는 1년 전에 비해 62만8000명 줄어 1999년 2월(-65만8000명) 후 가장 많이 감소했다. 올 1월엔 취업자 감소폭이 98만2000명으로 더욱 확대됐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12월(-128만3000명) 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연말연초 이런 고용 쇼크는 기본적으로 코로나19 3차 유행 때문이었다. 작년 12월 초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면서 대면서비스 업종 취업자 등이 큰 타격을 받았다. 음식 및 숙박 업종 일자리가 작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30만~40만 개씩 감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에만 모든 핑계를 돌릴 수는 없다. 공공일자리 사업으로 인한 ‘통계 착시’가 사라진 것도 연말연초 고용 참사를 초래한 주요 요인이란 분석이 많다. 정부가 지난해 3조원을 쏟아부어 만든 95만 개 공공일자리 사업이 작년 12월 들어 속속 종료됐지만 올해 1월 혹한·폭설 등으로 제때 재개되지 못하자 고용지표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노인 등 공공일자리 비중이 높은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 업종 취업자가 작년 11월 1만 명 늘었다가 12월 4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치고, 올해 1월엔 아예 7만4000명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단적인 예다.
통계청은 오는 17일 2월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직전 두 달에 비해 고용지표가 개선됐을지 주목된다. 정부가 지난달에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한 것을 고려하면 2월 고용지표 역시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다만 정부가 지난달부터는 공공일자리 사업을 재개한 것으로 파악돼 취업자 감소폭이 직전 두 달보다는 개선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15일 발표하는 ‘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은 그 결과를 어렴풋하게나마 먼저 제시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매달 고용보험에 신규 가입한 사람, 직업을 잃어 실업급여를 새로 신청한 사람 등을 보여주는 통계인데, 모두 고용시장 상황과 밀접히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고용행정 통계에서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21만2000명으로, 월별 기록으로 역대 최대였다. 이 통계 이후 발표된 통계청 1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감소폭은 98만2000명에 달했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줄거나 고용보험 신규 가입자가 늘어난다면 2월 고용동향도 개선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하는 ‘2월 수출입물가지수’도 시장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식·채권 등 금융시장 움직임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통계이기 때문이다. 앞서 1월에는 수입물가지수가 2.8% 올라 전달(2.1%)에 이어 두 달 연속 2% 상승세를 보였다. 올 1월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가 배럴당 54.82달러로 한 달 새 10% 급등하는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결과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원화도 약세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하면 2월 수입물가는 1월보다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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