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여성에게 의사 행세를 하며 접근해 결혼을 약속하고 거액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사기죄로 실형을 살고 출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전과자로 확인됐다.
울산지법 형사8단독 정현수 판사는 12일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소개팅 앱으로 알게 된 여성 B씨에게 치과의사인 양 접근해 2억원가량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의 연 수입이 1억원이 넘고, 보유 주식도 많다며 B씨를 속여 결혼을 약속했다.
그는 B씨와 가까워지자 "음주운전 하다가 사고가 났다. 합의금과 변호사 선임료 등이 필요하니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A씨 말을 믿은 B씨는 1억원 넘게 대출을 받아 A씨에게 빌려줬다.
A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의사 동료가 결혼해 선물을 줘야 한다. 세탁기, TV, 냉장고, 밥솥 등 1000만원을 먼저 결제해주면 갚겠다"고 B씨를 속였다. 그러나 B씨가 전자제품 배송지 전화번호와 A씨 전화번호가 같다는 걸 이상하게 여겨 결제를 취소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재판부는 "A씨는 처음부터 B씨에게 돈을 받아 인터넷 도박이나 카지노 자금 등으로 쓸 생각이었다. 다른 사기죄로 형을 살고 출소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범행했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