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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기업] 아이메디신, AI 뇌파 분석으로 10분 만에 치매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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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이 기사는 03월 26일(09:59)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매체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아이메디신은 지난해 뇌파 분석만으로 치매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는 플랫폼 ‘아이싱크브레인(iSyncbrain)’을 출시했다. 뇌파 데이터를 인공지능(AI)에 접목한 첫 사례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부터는 본격적 매출도 기대하고 있다.

뇌파는 신경세포들이 주고받는 신호다. 신경세포는 여러 자극들에 대해 집단적 반응을 나타내는데, 이때 나오는 것이 뇌파다. 강승완 대표는 “뇌파는 신경염증, 뇌세포 간 연결(시냅스)의 손상, 신경전달물질의 결핍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뇌파의 변화를 분석하면 뇌 신경기능의 민감한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파의 신호는 매우 미약하다. 이 때문에 뇌파를 증폭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는 잡음(노이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뇌파의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증폭 과정에서 발생한 노이즈를 제거하는 전처리 과정이 필수적이다.



정교한 뇌파 분석 돕는 전처리 과정의 자동화

아이메디신은 이 과정에 딥러닝을 도입해 전처리 과정을 자동화했다. 강 대표는 “전처리 과정을 수작업으로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자동화하는 기술적 난도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뇌파 분석으로 위험성을 미리 파악해 치매를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정상적인 뇌파를 건강한 사람과 비교하면 정상적인 노화에 따른 인지저하인지, 기억장애형 경도인지장애나 치매인지를 감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도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전(前) 단계다.

건강한 사람의 뇌파는 연령과 성별에 따라 변화한다. 어린 시절부터 급격하게 변화하던 뇌파는 20대 초반부터 일정해지고, 50대 초반부터는 노화에 따라 또다시 급변한다. 뇌 기능이 손상된 부위에서는 뇌파가 느려지는 특성이 나타난다. 느린 뇌파가 나타나는 비율이 정상인 사람보다 1.5배 이상이면 비정상적인 뇌파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비정상적인 뇌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발현되는 부위와 특성도 다르다.

강 대표는 “뇌파의 변화는 질병의 병증이 뚜렷하게 드러나기 전에도 나타난다”며 “질환 초기에 나타나는 뇌파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하면 치매가 진행되기 전에 이를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메디신은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참조표준사업의 지원으로 지난 8년간 1000명 이상의 4~82세 건강인 뇌파 데이터를 수집했다. 기존 외국의 뇌파 DB와 달리, 연령별 데이터를 성별까지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강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건강인의 뇌파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연령별·성별 정량뇌파(QEEG) 표준 DB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했다.

기존 치매 검사의 한계 극복, 심박변이 분석에도 AI 활용

아이메디신의 주력 제품인 아이싱크브레인은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현재 신의료기술평가를 진행 중이다. 2019년 진행한 국내 임상에서 442개의 뇌파 데이터를 토대로 경도인지장애 선별 정확도 90.9%(민감도 93.2%·특이도 90.2%)의 효능을 확인했다.

이 제품은 주요 뇌파를 추출해 통계적 기법과 기계학습으로 뇌기능 이상과 특정 뇌신경질환의 위험도를 예측한다. 경도인지장애를 확률로 구분하는 것이다. 50% 이하는 정상적인 노화, 85% 이상은 알츠하이머 치매로 판별한다. 60~70%는 일시적인 경도인지장애, 70~85%는 알츠하이머에 의한 경도인지장애로 구분한다.

뇌파 형태에 따른 맞춤 치료전략도 수립한다. 강 대표는 “치매는 현재 치료약이 없는 데다 처방약도 상태 악화를 지연시키는 수준이어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선별함으로써 치매로 발전하기 전에 약물적·비약물적인 접근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싱크브레인은 10분 내외의 빠른 시간 안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이 보급되면 동네 병원에서도 간편하게 치매 위험 검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의료 현장에서도 쉽게 도입할 수 있다. 클라우드 기반이라 확장성이 높아서다. 검사자의 뇌파 데이터를 아이싱크브레인 플랫폼에 올리면 분석이 가능하다. 강 대표는 “실제 아이싱크브레인의 이용자 절반 이상이 해외에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도인지장애의 진단을 위해서는 수십만 원의 비용이 드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나 신경심리검사(SNSB),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 등을 진행한다. 강 대표는 아이싱크브레인이 MRI 검사의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덜고, 검사자의 주관이 개입되는 심리검사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치매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를 활용하는 기술도 활발히 개발 중이다. 그러나 혈액에서 나타나는 물질의 변화가 반드시 뇌에서 발생한 변화를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뇌의 안쪽과 바깥쪽은 섬세한 막으로 차단돼 있어, 뇌 안쪽의 퇴행성 변화나 치매 원인물질의 축적을 뇌 바깥의 혈액에서 정확히 포착하기는 어렵다”며 “반면 뇌파는 뇌의 활동을 직접 반영해 혈액 바이오마커를 통한 간접적 추정이 아닌 직접적 측정이라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메디신은 심박변이도(HRV)를 분석하는 ‘아이싱크하트(iSyncHeart)’도 개발했다. 시간에 따른 심박의 주기적인 변화를 분석해 심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HRV의 여러 지표들은 부정맥과 관상동맥질환 등 주요 심장질환의 위험도를 예측한다. 또 스트레스, 우울, 불안 등 심리적 문제와도 연관성이 높아 다양한 임상 분야에서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이 솔루션은 현재 경북대병원과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진행하는 약물 임상시험의 비대면 재택 관찰 과제에서 활용 중이다.

상반기 임상 진입과 신제품 출시, 본격 매출 기대

아이메디신에게 올해는 매우 중요하다. 뇌파 분석 솔루션을 다양한 분야로 확장시킬 원년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올 상반기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선별하는 알고리즘에 대한 임상에 진입한다.

이를 통해 1회 검사 비용이 100만 원이 넘는 아밀로이드베타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심장마비로 인한 급성 혼수상태 환자의 예후 예측을 위한 알고리즘에 대해서도 임상을 시작한다.

이와 함께 뇌졸중 후의 치매 발생 예측, 파킨슨 환자의 치매 발생 예측 연구도 진행 중이다. 소아청소년들을 위한 뇌 나이 예측 알고리즘에 대한 개발을 마치고, 뇌 발달장애 조기계측을 위한 임상시험도 계획하고 있다. 우울증의 유형평가 및 약물반응 관찰을 위한 솔루션도 개발할 예정이다.

뇌파 분석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측정 장비를 간소화해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해졌다. 아이메디신은 올 상반기 무선 뇌파측정 헤드셋 ‘아이싱크웨이브(iSyncWave)’를 출시한다. 강 대표는 “이 제품은 지난 1월 ‘CES 2021’에 출품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며 “아이싱크브레인과 함께 본격적인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이메디신의 목표는 뇌파 분석으로 치매나 파킨슨 등 퇴행성 신경계질환뿐만 아니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각종 중독 등 정신과적인 질환과 뇌졸중을 포함한 다양한 뇌질환을 진단하는 것이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는 목표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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