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나소닉이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인 블루욘더를 약 7000억엔(약 7조3087억원)에 인수한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제조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서비스업으로 재편하기 위해 블루욘더를 사들일 계획이다. 약 7000억엔을 주고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과 뉴마운틴캐피털이 보유한 이 회사 지분 80%를 취득한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파나소닉이 1991년 미국 영화제작사 MCA를 7800억엔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 된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블루욘더 지분 20%를 860억엔에 인수했다. 이 투자금액까지 합치면 파나소닉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가 된다.
블루욘더는 인공지능(AI)으로 제품의 수요와 납기를 예측하고 공급망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다. 유니레버와 월마트 등 세계 3300여 개 기업과 거래한다. 2019년 매출은 10억달러(약 1조1416억원)였다.
파나소닉은 매장용 폐쇄회로TV(CCTV)와 물류시설용 바코드 판독 단말기 등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은 제품에 블루욘더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서비스형 기업으로 사업을 재편할 계획이다. 매월 서비스요금을 받는 정기구독형 사업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쟁사인 소니와 히타치가 각각 게임과 사물인터넷(IoT) 부문에서 정기구독형 사업을 확대한 반면 파나소닉은 이익률이 낮은 제조업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받는다. 사업구조가 비슷한 독일 지멘스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인수해 강점인 공장 제어기기 부문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블루욘더를 인수하면 제조업에 소프트웨어를 융합해 서비스형 기업으로 변신하는 세계적 흐름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파나소닉 측은 기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공급망 개선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150억달러에 달한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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