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인내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시장 불안이 커진 탓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45.95포인트(1.11%) 하락한 30,924.1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51.25포인트(1.34%) 내린 3,768.4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4.28포인트(2.11%) 급락한 12,723.47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개최한 잡스 서밋 화상 컨퍼런스에서 "(팬데믹이 완화하면서) 경제가 다시 열리면 기저효과 때문에 약간의 물가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다"면서 "이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1960년대 혹은 1970년대 인플레이션이 치솟았던 과거 사례들을 유념하고 있다"면서도 "지금 상황은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1년 내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지만 (Fed 통화정책 목표치인) 2%를 훌쩍 넘을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만큼 Fed는 인내할 것"이라며 "정책금리를 올리려면 완전 고용과 2% 이상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채금리 급등에 대해선 "하나의 금리를 주시하는 게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을 지켜보고 있다"고 발언했다. 국채 금리 급등을 완화하기 위해 따로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이 물가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1.555%까지 치솟았다. 30년물 국채금리도 2.321%까지 오르기도 했다.
경제지표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미 노동부는 지난 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74만5000건으로 직전 주 73만6000건보다 9000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75만 건보다는 적었지만 2주 만에 다시 증가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는 전날보다 6.67% 오른 28.45를 기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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