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중과 여론 주도층(엘리트)의 중국에 대한 인식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등 동맹국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씽크탱크인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조언했다.
패트리샤 김 USIP 선임 정책분석관은 25일(현지시간) 주뉴욕총영사관이 화상으로 연 세미나에서 “2013년부터 집권한 시진핑 권위주의 정부가 미국인들을 실망시켰다”며 “대중들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미국 엘리트층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행정부 미·중 관계 전망 및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한 김 분석관은 “미·중 간 불신이 뿌리 깊기 때문에 단기간 내 개선되기 어렵다”고 진단한 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문제에 관한 한 전임자(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동맹국과 함께 행동에 나설 것이란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김 분석관은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은 작년 7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2018년부터 나빠지기 시작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급격히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사태 후 미국인 중 78%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김 분석관은 “한국 등 동맹국은 민주주의 훼손을 막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강화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또 (중국과의 외교·정치를) 경제에서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USIP는 1984년 설립된 미 의회 산하 독립 기관이다. 김 분석관은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딴 동북아시아 안보 전문가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