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e커머스) 쿠팡에서 540만원을 주고 애플의 '맥북 프로'를 구매했다가 철판을 배송받은 사례가 나왔다. 쿠팡 측은 한 이용자가 자사 환불 정책을 악용해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지난 22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544만5000원을 주고 애플 맥북 프로를 구매했는데 상품 포장을 뜯어보니 철판이 들어있었다"고 글을 올렸다.
해당 철판은 실제 맥북과 크기 및 무게가 비슷했으며, 포장 상태 역시 온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철판에는 애플의 '사과' 로고가 각인돼있었다. A씨는 "박스부터 포장까지 (새 제품과) 똑같이 돼 있어서 의심하지 않고 개봉했다"며 "택배 중고거래라면 이해하겠는데 상장하는 쿠팡에서 이러니 누굴 믿고 사야 하냐"고 황당해했다.
쿠팡 측은 한 이용자가 쿠팡의 환불 정책을 악용하며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에서 맥북 프로 2개를 구매한 소비자 B씨가 제품만 빼내고 철판을 넣은 뒤 재포장해 쿠팡에 반품했다는 것이다.
쿠팡은 반품된 물건의 포장 상태가 완벽해 이를 새 상품으로 인지, A씨에게 판매가 됐다고 전했다. 다만 쿠팡은 A씨에 대한 환불 조치를 완료하고, 물류 센터에 남아 있던 나머지 제품도 회수했다.
쿠팡 관계자는 "회사의 반품 및 환불 정책을 악용한 의도적인 범죄행위로 판단돼 B씨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쿠팡도 피해자"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쿠팡의 반품 상품 검수 및 판매 과정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이 해당 제품을 판매하며 '반품상품' 등의 안내 없이 새 제품으로만 설명해 판매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반품된 상품의 포장상태가 미개봉 상품으로 보이더라도 구매자에게 반품 상품이라는 것을 알려야 했다는 지적이다.
쿠팡 관계자는 "유사한 사례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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