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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0년 만에 되살아난 '대지진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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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일본 동북부의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해 12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10년 만에 같은 곳에서 일어난 여진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심야에 대피하고 86만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일부 넘쳤지만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크지 않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14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8분께 후쿠시마현 앞바다 깊이 약 60㎞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에서는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한국에서 쓰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 주민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진도 6강은 서 있기 어렵고, 실내에 고정되지 않은 가구의 대부분이 넘어지는 수준이다.

NHK에 따르면 이날까지 후쿠시마현 66명 등 도호쿠와 간토 지역에서 124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지진으로 일부 화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86만 가구가 정전됐다. 이 지역의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도쿄전력은 14일 오전 9시 정전이 모두 복구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진은 동일본대지진 10주년을 앞두고 일어났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규모 9.0의 강진으로 이 지역 주민 1만5000여 명이 사망하고 2500여 명이 실종됐다. 당시 후쿠시마원전 제1원전이 폭발사고를 일으켜 방사능이 누출됐다.

이번 지진으로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됐지만 산업계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도요타는 이 지역에 있는 3개 공장이 지진 피해를 받지 않아 15일부터 정상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차량 반도체를 생산하는 르네사스마이크로닉스는 안전 검사를 위해 이바라키현 공장의 조업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이 공장이 3개월간 멈춰 서면서 자동차 생산에 큰 타격을 입혔다. 미쓰이화학은 정전 영향으로 지바현 시하라시의 석유화학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공장 정상화에는 10~14일가량이 걸릴 전망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5·6호기에선 원자로 건물 상부에 있는 사용후 연료 수조에서 160mL의 물이 넘친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전력은 넘친 물이 건물 외부로 유출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넘친 물의 양이 적고 방사선량도 낮아 안전상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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