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에 대한 백신 효과 논란이 제기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허가 여부가 오늘 최종 결정된다.
효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을 포함한 모든 연령대에 접종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고 반대로 접종 연령을 제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 품목 허가를 위해 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 최종점검위로 이어지는 '3단계' 전문가 자문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1단계 검증 자문단 회의에서는 만 65세 고령자에게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2단계 중앙약사심의위에서는 판단을 유보한 채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접종 여부를 논의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이날 식약처의 최종 결정을 지켜본 뒤 예방접종전문위 심의를 거쳐 접종계획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식약처가 이날 연령 제한을 두지 않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허가한다면 이 제품은 고령자 집단거주 시설과 정신요양·재활시설 입원·입소자, 종사자 등이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냉장(2∼8도) 보관·유통이 가능한 만큼 별도의 접종 체계를 갖추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오는 24∼28일 제조사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5만명분(150만도스)을 순차적으로 받는다. 이는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와 공급 계약을 맺은 1000만명분 중 일부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경북 안동 공장에서 위탁 생산한 제품이다.
국내 공장에서 제조된 제품은 식약처의 출하 승인을 받으면 경기 평택시 소재 통합물류센터를 거쳐 25일부터 전국 보건소 등 접종기관으로 배송된다.
만약 식약처가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 접종 제한을 권고한다면 질병청은 접종 계획을 재조정해야 한다.
현재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효과가 있음을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고령층에 대해서는 접종을 제한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 수가 다른 백신에 비해 부족해 이 연령대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안전성에 대해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8일 브리핑에서 이런 논란과 관련해 "전문가 자문과 예방접종전문위(심의), 그리고 식약처의 최종 허가 과정을 살펴보고 접종계획을 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또 "영국 당국과 아스트라제네카 측을 통해 효과에 대한 추가적인 자료를 요청해서 확보했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이 백신과 관련한 전문가 회의 등이 잡혀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