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속 K푸드 활약을 이끈 결과,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다. 비비고 만두 등 해외 시장에서 가정간편식(HMR) 부문의 활약상이 두드러졌고, 바이오 부문도 성장세가 돋보였다.
CJ제일제당, 작년 매출·영업익 사상 최대…"사업구조 혁신 성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1.6% 뛴 1조3596억원을 거뒀다고 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5%, 335.2% 증가한 24조2457억원, 8313억원을 거뒀다.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한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9%, 73% 증가한 14조1637억원, 1조415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글로벌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60%를 넘겼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선제적인 사업구조 혁신이 성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식품사업 해외 매출 31% 급증…비비고 만두 입지 강화
CJ제일제당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식품사업부와 바이오사업부, 사료 사업부가 모두 고르게 성장세를 나타냈다.
식품사업부문의 경우 매출이 12% 증가한 8조9687억원을 거뒀고, 영업이익은 49.1% 늘어난 511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해외 매출이 약 46%를 차지한 점이 특징이다.
국내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해외 매출이 31% 늘며 성장을 주도했다. 2018년 인수 후 재무안정성이 악화되며 ‘승자의 저주’ 우려를 낳은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 컴퍼니(2조8322억원)를 포함한 해외 매출은 4조1297억원에 달했다. 슈완스 영업이익은 기업인수가격배분(PPA)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약 65% 증가했다.
그동안 강도 높게 진행해온 수익성 개선 전략이 성과로 연결됐고,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미국 등 주력 해외 시장에서 K푸드 입지를 강화하며 이룬 성과라고 CJ제일제당은 자평했다.
아미노산과 조미소재 등이 주력인 바이오사업부문도 호조를 나타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9%, 34.2% 증가한 2조9817억원, 3122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2012년 이후 8년 만에 두 자릿 수(10.5%)를 기록하며 수익이 개선된 점이 특징이다. 트립토판·발린·알지닌 등 고수익 제품군 판매 비중이 증가한 점과 함께 원가 경쟁력 강화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사료 및 축산 사업을 맡은 CJ 피드앤드케어 매출은 11% 늘어난 2조2133억원을 거뒀다. 중국과 베트남의 수요 확대와 돼지 가격 상승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영업이익은 베트남 시황 호조 등으로 큰 폭으로 늘며 2193억원을 달성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2019년 하반기부터 수익성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고강도 체질개선을 통한 선제적 위기 대응에 나섰다"며 " 코로나19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해외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고,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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