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국민의힘 후보 간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내부 경쟁이 비방전 양상으로 흐를 경우 민심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7일 나경원 전 의원의 신혼부부 공약과 관련해 “현금을 주겠다는 건지 이자를 지원하겠다는 건지 불명확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신혼부부에게 최대 1억1700만원가량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오신환 전 의원도 전날 “나 전 의원이 황당한 공약을 했다”며 “나경원인가 ‘나경영(나경원+허경영)’인가”라고 꼬집었다. 오 전 의원은 “저출산 대책도 좋지만 현실성 있는 주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합리적인 반론을 해주길 바란다”며 “서울시 전체 예산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예산을 신혼부부에 대한 대출이자로도 지원하지 못하냐”고 맞받았다. 그는 “비판은 할지언정 비난은 삼가야 한다. 지적은 좋지만 조롱은 옳지 않다”고 했다. 또 오 전 시장을 겨냥해 “서울시정이 10년간 너무 많이 바뀌었다”며 “꾸준히 의정활동을 해온 내가 10년을 쉰 분(오 전 시장)보다는 잘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여성가산점’ 이슈로 나 전 의원 공격에 가세했다. 그는 “서울시민이 여성이라고 표를 두 개 주는 것은 아니다”며 “나 전 의원이 가산점을 받더라도 나는 받지 않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본경선에선 10%의 여성가산점이 반영된다. 조 구청장은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은 10개월 전 총선에서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떨어지신 분”이라고도 평가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 오 전 의원, 조 구청장 등 네 명을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로 확정했다. 일각에선 본경선 과정에서 후보 간 깎아내리기 경쟁이 벌어질 경우 표심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7일 부산시장 선거 미디어데이를 연 데 이어 8일 서울시장 본경선 돌입을 알리는 서울시장 선거 미디어데이를 개최한다. 공정 경선 서약서 체결을 시작으로 후보자별 1 대 1 토론회가 이어진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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