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보’ 전인지(27·사진)가 세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위한 채비를 시작했다.
전인지는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인 미션힐스CC의 정식 회원이 됐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에 있는 54홀 규모의 미션힐스CC는 미국을 대표하는 명문 골프장이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이 오는 4월 1일부터 이곳에서 열린다. 1972년 시작된 이 대회는 ‘여자 마스터스 토너먼트’로 불릴 만큼 명성이 높아 세계적인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남녀 골프 메이저대회 가운데 매년 같은 곳에서 열리는 것은 마스터스와 ANA 인스퍼레이션뿐이다.
이 대회는 우승자가 물속에 뛰어드는 이벤트로도 유명하다. 대회 코스인 다이나 쇼어 18번홀 그린 옆에는 호수가 있다. 우승자는 가족 캐디 등과 이곳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연출한다. 우승자를 ‘호수의 여왕’ ‘호수의 여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지난해에는 이미림(31)이 깜짝 우승을 차지해 호수의 여왕에 등극했다.
전인지에게 ANA 인스퍼레이션은 아쉬움이 큰 대회다. 루키 시즌인 2016년 우승 문턱까지 갔으나 뒷심 부족으로 리디아 고(23)에게 1타 차로 밀려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회원 가입으로 전인지는 미션힐스CC를 홈구장으로 쓰면서 메이저대회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
전인지는 2015년 US오픈, 2016년 에비앙챔피언십 등 메이저 2승을 포함해 통산 3승을 기록 중이다. 한동안 부진했지만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막을 내린 LPGA투어 개막전인 다이아몬드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단독 4위에 올랐다. 전인지가 톱4에 든 건 2019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골프계 관계자는 “전인지가 안정적으로 골프에 전념하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최근 집을 샀다”며 “흔들리던 정신력도 다잡은 만큼 올 시즌 메이저 사냥꾼의 면모를 다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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