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바이오 기업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2000만 명분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또 연말까지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완료해 내년부터는 국산 백신 접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간 계약이 추진되면서 지금까지 확보한 5600만 명분에 더해 2000만 명분의 백신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노바백스가 SK바이오사이언스에 백신 관련 기술을 이전하고 정부는 2000만 명분의 백신을 선구매해주는 3자 계약 방식이다. 국내 백신 개발과 별도로 해외 업체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백신 원천기술 확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발생 1년을 맞아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공장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수탁생산하고 한국의 백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백신 연구와 생산 과정을 보여드리기 위해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백신 생산 현장을 둘러본 뒤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대표와의 영상회의를 통해 기술이전과 추가 생산을 포함한 국내 공급 방안도 논의했다. 임상시험 진행 과정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질문에 에르크 대표는 “미국 영국 등에서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로 임상 효과성뿐 아니라 생산능력 확충 조건도 갖춰야 하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답했다. 노바백스는 지난해 8월 SK와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으며 이후 기술이전 협상도 해왔다. 이르면 이달 기술이전 협상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한 백신 접종 계획도 공개됐다. 문 대통령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백신 개발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 예정대로라면 내년에는 우리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의 기술이전과 별도로 연말까지 자체 코로나19 백신 개발 완료를 목표로 임상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SK바이오사이언스 방문은 지난해 10월 경기 성남시 판교연구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SK가 20년 전부터 백신 공장을 세우고 인력을 키운 노력이 우리가 안전하게 백신을 공급받고 백신을 개발하는 토대가 됐다”며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에 특별히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 회장은 “2월 접종 백신 물량은 허가만 되면 나갈 수 있도록 생산을 완료해뒀다”고 화답했다.
노바백스가 임상시험을 완료한 뒤 본격 생산에 들어가면 한국은 전체 인구의 150%가 맞을 수 있는 총 7600만 명분의 코로나 백신을 확보하게 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당초 일정보다 이른 2월 초께 코백스와 계약한 1000만 명분 중 5만~10만 명분의 코로나 백신이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진 등 필수인력을 대상으로 한 첫 접종이 2월 초중순께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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