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 검토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 19일부터 시장에서는 LG전자가 MC(휴대폰)사업본부를 포기할 수 있다는 설이 돌았고, 이에 따라 주가는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물론 투자자들까지 MC사업부가 올해 최대 2조원의 손실을 거둘 수 있다며,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목소리를 모았다.
20일 LG전자는 12.84% 급등한 1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가다. 지난 이틀 동안 LG전자 주식은 20.14% 올랐는데, 이 기간에 기관투자가는 LG전자 주식 138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LG전자는 19일 이후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시장에서 LG전자 매각설이 나온 것은 지난 19일부터다. LG전자가 직원들에게 롤러블폰을 제외한 모든 개발 프로젝트의 중단을 명령했고, 이달말에 대외적으로 사업 중단을 발표한다는 설이 증권가는 물론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확산됐다.
시장에서는 사업 중단에 따른 편익이 비용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MC사업부가 2015년 2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올린데에 따른 피로감이 컸다는 설명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MC사업부가 사업을 이어간다면 올해에만 2조원대의 적자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LG전자는 잠정실적 기준 3조19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1조원대로 추정되는 MC사업부의 영업손실을 고려하면 MC사업부를 떼어내는 것만으로도 30%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더이상 결단을 미뤄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효과는 물론, 구광모 회장의 사내 리더쉽 확보에 대한 의구심을 확실히 제거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가 MC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면 매각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는지에 따라 추가적인 주가상승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과거 인수의지를 내비친 적 있는 구글이 이번에도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판매량과 별개로 롤러블폰 등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고, 보유 특허 등을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은 2017년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HTC의 일부 인력 및 특허를 인수하기 전까지 LG전자 MC사업부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범진/박재원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