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의 시련을 겪으며 훼손됐던 국보 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 5년여의 복구작업 끝에 제 모습을 찾았다.
국립문화재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2016년부터 진행한 지광국사 탑 보존처리 작업을 최근 끝냈다"고 20일 밝혔다. 지광국사탑은 강원도 원주시 법천사터에 세워졌던 고려시대 국사(國師:나라를 이끄는 최고 지위의 스님) 해린(海麟)의 승탑이다. 승탑은 덕이 높은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묘탑이다.
지광국사탑은 독특한 구조, 화려한 조각과 장식으로 역대 가장 아름다운 불탑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한국 근대기의 시련을 온몸으로 겪은 문화재이기도 하다. 1911년 일본인에 의해 원주 절터에서 서울로 뜯겨 옮겨지고 이듬해 일본 오사카로 부단반출됐다. 그 뒤 돌아오긴 했지만 1990년대까지 10여차례 떠돌아야 했다. 6·25전쟁 당시에는 폭격으로 상부가 무너지기도 했다.
지광국사탑은 그간 두차례 정기조사와 특별종합점검, 정밀 안전진단을 거쳐 2015년 전면 해체.보존키로 결정됐다. 석탑은 이듬해부터 완전히 해체돼 보존처리가 시작됐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전체 29개 부재 중 19개에 대해 부분적으로 신석재를 사용했으며, 옥개석(지붕돌)과 앙화(꽃이 위를 쳐다보는 모양의 조각), 보륜(탑 상륜부 원형 모양의 부재) 등의 부재는 절반 정도를 신석재로 복원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담은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보존·복원Ⅲ'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광국사탑 이전 복원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법천사지 내 원위치에 놓는 방안, 이 자리에 보호각을 세워 복원하는 방안, 사지 내 건립 중인 전시관으로 이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문화재청과 원주시가 긴밀히 협의해 문화재가 잘 보존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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