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폴더블(접는) 아이폰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폴더블폰 시장에 실제 진출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최근 접이식 폰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며 "내부적으로 접이식 스크린의 시제품 제작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기존 '아이폰12 프로 맥스'의 디스플레이 크기인 6.7인치를 포함해 다양한 크기의 폴더블 아이폰 개발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폴더블 아이폰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힌지(경첩)을 디스플레이 뒤에 거의 보이지 않는 형태로 숨긴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매체는 "개발 작업은 아직 디스플레이에 한정돼 있다"며 "이는 완전한 시제품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폴더블 아이폰이 앞으로 몇 년 후에 출시되거나, 결국 출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도 했다.
애플이 현재 주력하고 있는 제품은 올 가을에 출시가 예정된 '아이폰13(가칭)'과 태블릿 '아이패드' 신제품 등이기 때문에, 폴더블폰이 실제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애플의 폴더블폰 시제품 2종이 내부 내구성 테스트를 통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점을 고려하면, 폴더블폰 연구는 지연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이 폴더블폰을 출시하면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폴더블폰의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화웨이와 미국 모토로라도 관련 제품을 지속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8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2019년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대중화'를 목표로 시장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Z플립', '갤럭시Z폴드2' 등을 잇따라 출시한 삼성전자가 올해는 총 4종의 폴더블폰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진영 확대에 공을 들이는 건 포화 상태에 이른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과 같은 이형(異形) 스마트폰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당사가 수년간 축적해온 플렉서블 기술력을 바탕으로 폴더블폰 운영 가격대를 넓히고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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