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심가의 한 대형 주상복합 건물에 입주한 상인들과 관리 책임자가 수개월째 30건 이상의 고소·고발전을 이어가며 대립하고 있다. 경찰이 민사 사건이라며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양측은 인력을 동원해 물리적 충돌을 빚는 등 주변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14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두산위브파빌리온의 구분소유자 및 입주 상인들은 전 관리단장인 B씨가 법원에 의해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받고도 여전히 관리비와 주차비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인들이 버티는 B씨를 몰아내는 과정에서 양측은 몸싸움까지 벌였다.
두산위브파빌리온 관계자들에 따르면 구분소유자 및 입주 상인들은 지난해 7월 전 관리단장인 B씨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B씨가 적법한 입주자 총회를 거치지 않고 선임됐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같은 달 신청을 인용해 상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관리책임자 업무를 대신할 직무대행 변호사도 선임했다. 하지만 B씨는 6개월째 직무대리에게 업무를 승계하지 않고 용역을 고용해 방제실, 주차장 등을 불법 점거했으며 임차인들로부터 관리비 등을 수개월째 가로챘다는 것이 상인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B씨는 “직무대행 변호사가 기존 관리단 직원들을 내보내는 등 과도한 권리를 행사했고, 그에 따라 다수의 소유자들이 반대한 것”이라며 “상대 측이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관리단 실장 윤모씨는 “작년 9월 이후 B씨를 내보내면서 폭행 및 모욕 등으로 쌍방간 벌어진 고소·고발만 30건 이상이고 112 신고도 50건이 넘는다”고 했다.
건물 상인 김모씨(56)는 “B씨 측이 주차장 출차 차량에 돈을 내라고 차를 막아서는 등 건물에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라며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이 민사사건이라며 손을 놔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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