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100선에 안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쉼 없이 달려온 코스피가 이번엔 미국 민주당의 백악관 및 상·하원 장악(블루웨이브)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친환경과 관련된 업종, 경기 부양책으로 인한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 업종 등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왔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직전주보다 278.41포인트(9.69%) 상승한 3152.18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처음으로 3000 고지에 오른 코스피는 3000선 돌파 하루 만에 3100선도 넘어버리는 기염을 토했다. 코스닥지수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은 같은 기간 2% 상승해 980선에 올라서면서 1000선에 바짝 다가선 모습이다.
지난 주 뉴욕증시도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지난주 약 1.6%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8%, 나스닥 지수는 2.4%가량 상승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선 가장 큰 동력은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자금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된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며 "10년여 만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 매력이 부각됐고, 저금리 환경에서 부채(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주 증시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미국 블루웨이브발(發) 랠리가 기대되서다.
미국 의회는 지난 7일(현지 시각)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고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을 인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의사당 건물에 난입하는 등의 사태를 겪기도 했지만 의회는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에 이의가 제기된 애리조나·펜실베이니아주의 선거인단 투표를 모두 유효 투표로 인증했다.
미 조지아주의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 후보 2명이 모두 승리하면서 민주당은 상원 다수석 지위를 6년 만에 탈환했다. 민주당은 작년 11·3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고 하원 다수석을 유지한 데 이어 상원마저 장악하는 이른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을 획득하면서 향후 재정지출 확대 정책 등을 무리 없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바이든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은 글로벌 경기 회복을 강하게 만들고, 달러 유동성이 시중에 많이 풀리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통상 글로벌 경기 개선 국면에서는 아시아 제조업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며 "달러 약세와 경기회복은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또 블루웨이브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친환경 업종, 금융업종, 인프라 업종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는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태양광 등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블루웨이브로 적극적인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국채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주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간 바이든 수혜주로 떠올랐던 친환경 업종,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에 따른 인프라 관련 업종 역시 수혜가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단기 과열에 따른 쉬어가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상대강도지수(RSI)가 과매수 구간인 70에 근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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