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회사 하만과 함께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만 인터내셔널은 7일(미국 현지시간) 온라인 미디어행사를 열고 ‘디지털 콕핏(차량 내 멀티디스플레이) 2021’(사진)을 공개했다. 디지털 콕핏은 운전석과 조수석의 차량기능 제어 장치를 디지털 전자기기로 구성한 제품이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2016년 80억달러에 인수한 자동차 전장 관련 자회사다. 삼성전자와 하만이 공동 개발한 디지털 콕핏은 2018년 1월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처음 소개됐다.
이날 선보인 디지털 콕핏 2021은 차를 ‘제3의 생활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전방에는 49인치 QLED 디스플레이와 하만의 강점인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해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개선했다. 뒷좌석 중앙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면 화상회의도 할 수 있다.
차량 내부를 창작 스튜디오로 활용할 수 있는 ‘스튜디오 모드’도 추가됐다. 탑승자들의 사진과 영상을 좌석 상단의 카메라로 찍어 차량 내에서 편집이 가능하다. 자동차 후방에 장착한 55인치 QLED 디스플레이로는 캠핑 등 야외활동 중에도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디지털 콕핏 2021엔 삼성 헬스 서비스가 적용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카메라와 웨어러블·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운전자의 건강을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눈꺼풀의 움직임 등을 파악해 알림이 필요할 경우 실내 환기를 유도하고 주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졸음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차량 전·후방 4개 카메라와 딥러닝 기술은 모든 각도를 살필 수 있는 ‘360 비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이동할 때나 주차 시 실시간으로 주변을 인식해 운전자에게 신호를 준다. 차량 전방의 디스플레이로 밖에 있는 보행자에게 알림 메시지를 보내고, 지향성 스피커를 통해 특정 보행자에게만 선택적 알림을 전달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5세대(5G) 기술을 적용한 TCU(차량용 통신 장비) 기술도 한 단계 개선했다. 주변 차량 및 보행자, 인프라 등과의 빠른 통신을 위해 지연율이 낮고 대용량 정보를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5G 초고주파’를 업계 최초로 차량에 적용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율주행뿐 아니라 한 명의 운전자가 여러 차량을 이끄는 군집 주행, 원격으로 무인 자율 주행차를 움직이는 리모트 컨트롤 주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