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드사들이 비대면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가운데 롯데카드가 대면 영업채널인 카드모집인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례적인 모습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신규 'CLP(Credit Life Planner)'를 모집 중이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해 신상품 '로카(LOCA)' 시리즈 출시와 함께 기존 카드모집인의 명칭을 '롯데카드 CLP(Credit Life Planner)'로 변경했다.
이는 단순 카드 영업 업무를 넘어 고객 라이프 분석을 통한 전문성을 갖춘 카드생활 설계사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카드 CLP는 본인의 시간을 자유로게 활용해 근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부업을 원하거나 또는 경력단절여성 등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CLP를 대상으로 향후 영업 노하우, 롯데카드 상품 및 서비스, 금융 및 일상정보 등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카드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카드모집인을 늘려서라도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채널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해석했다.
앞서 롯데카드는 2019년 MBK파트너스에 매각되면서 롯데지주 자회사 신분을 잃게 됐다. 다른 계열사가 있거나 은행계 카드사처럼 창구를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카드모집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카드 발급 과정에서 카드모집인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따른 비용절감과 비대면 마케팅 강화 등의 일환으로 온라인 채널을 활성화하면서 카드모집인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모집인 수는 9449명으로 집계됐다.
카드모집인은 2016년 2만2872명을 정점으로 2017년 1만6658명, 2018년 1만2607명, 2019년 1만1382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카드모집인의 대면 영업이 크게 위축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카드 모집인은 영화관, 대형마트, 백화점 등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에서 영업을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고객들이 외출은 물론 대면 영업 자체를 기피하면서 영업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욱이 최근 카드사들은 영업비용을 모집인에게 지출하기보다는 가맹 업체 또는 은행과 제휴 투자해 포인트·할인, 고금리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간편결제 가입자에게 추가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용 측면에서는 카드 모집인보다 비대면 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카드사에 있어 훨씬 이득이지만 신규 고객 모집 경로를 다양화하기 위해 결국 비대면과 대면 채널을 모두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