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나란히 신고가 랠리를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오는 8일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사는 모두 '코로나 특수'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과 연말 마케팅비 증가 등의 이유로 직전 분기보다는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컨센서스 9.5조
증권가가 예측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선스(예상치 평균)은 매출액 61조3876억원, 영업이익 9조543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59조8800억원)은 유사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7조1600억원)은 2조원 이상 높다. 다만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66조9640억원)보단 매출액은 약 6조원 줄고, 영업이익(12조3530억원)은 약 2조8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의 주력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4분기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업황 부진과 환율 급락 등의 이유로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1조~2조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양재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4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메모리반도체는 업황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반면 퀄컴과 엑시노스 등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양산으로 시스템(비메모리)반도체는 최대 매출을 경신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직전 분기 호실적을 이끌었던 스마트폰, TV, 가전 등 세트 부문 실적은 감익이 점쳐진다. 지난해 3분기 보복 수요 강세가 강했던 미국 등 지역에서 코로나19 지원금 지급 효과가 사라졌고, 시장 경쟁 심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여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IM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5% 감소한 2조4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TV 등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영업이익도 1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2%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디스플레이(DP) 사업은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470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애플의 첫 5세대 통신(5G)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에 탑재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납품과 함께 패널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적자 축소에 힘 입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LG전자, 사상 첫 연간 영업익 3조 도전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17조8603억원, 영업이익 6198억원이다. 직전 분기보다는 실적이 소폭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매출액은 11.2%, 영업이익은 무려 508% 급증한 수치다.그간 가전과 TV가 전체 실적을 견인해 왔던 LG전자는 하반기 연말 소비 시즌이 다가오며 프로모션 확대로 손익이 악화된 모습이었다. 다만 지난해엔 코로나19로 온라인 판매 비중 증가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수익성이 개선된 모습이다.
LG전자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낼 경우 사상 첫 연간 영업이익 3조원을 돌파도 가능하다.
이 중에서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 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H&A 사업본부의 매출액은 5조4310억원, 영업이익은 4110조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건조기, 무선청소기 등 신가전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생산지 대변화로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는 분석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H&A 사업본부는 4분기 역대 최고 영업이익률이 기대된다"며 "TV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역시 올레드 TV 판매 증가 등으로 양호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미,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보급형 제품 매출이 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부문과 최근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파워트레인 부문의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공개한 VS 부문 역시 적자 폭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