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옷을 첫 화면에 보여주는 쇼핑 앱(응용프로그램).’
지그재그가 강조하는 차별화 포인트다. 4000여 개 여성복 쇼핑몰이 입점한 쇼핑 앱 지그재그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옷 스타일, 가격대, 취향 등을 사진으로 선택하면 그에 부합하는 옷을 파는 상점을 첫 화면에 보여준다. 단골이 꾸준히 늘고 재구매율이 높은 이유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의 경쟁력은 기술력이다. 구매 횟수가 늘어나면 매칭 방식도 정교해지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처음엔 소비자 취향과 비슷한 상점들을 보여주다가 구매가 늘어날수록 취향을 더 정확히 파악해 고객에게 딱맞는 상점을 추천해준다. 크로키닷컴을 창업한 서정훈 대표(사진)는 “20대라도 심플한 정장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40대인데도 맨투맨 같은 캐주얼을 즐겨 입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맞춤 서비스가 향후 쇼핑 앱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가 크로키닷컴을 창업한 것은 2012년. 휴대폰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다 동료들과 회사를 차렸다. 첫 작품은 영어 단어장 앱 ‘비스킷’. 그러다 2015년 여성 쇼핑몰들을 모아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로 지그재그 서비스를 시작했다. 성공 예감은 적중했다. 서 대표는 “스타일난다, 임블리, 육육걸스 등 최고 인기 쇼핑몰이 가장 많이 입점한 쇼핑 앱이 지그재그”라고 소개했다.
지그재그는 성장세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비스 개시 5년 만에 앱 다운로드 건수 2600만 건을 돌파하며 한국 여성복 대표 쇼핑 앱으로 자리잡았다. 2016년 2000억원이던 거래액은 올해 8000억원을 넘보고 있다. 2018년엔 매출 225억원에 영업이익 11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대규모 투자로 영업이익률이 다소 떨어졌지만 매출은 작년(293억원)보다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서 대표는 “올해 사업이 코로나에도 잘 된 게 아니라 코로나여서 더 잘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밖에 나가지 않고도 트렌디한 옷을 한꺼번에 쇼핑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고, 폴더 서비스처럼 고객 편의를 극대화한 서비스들이 인기를 끌었다는 설명이다. 1020세대가 ‘다음달에 용돈 받으면 살 옷’ ‘크리스마스 때 입을 옷’ 등 이름을 붙여 장바구니 안에 폴더를 만들기 시작했고 실제 구매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내놓은 ‘Z결제 서비스’도 매출 확대에 큰 도움이 됐다. 이전엔 입점 쇼핑몰별로 따로 결제해야 했지만 이젠 여러 쇼핑몰에서 구입한 옷을 한꺼번에 결제할 수 있다.
서 대표는 “해외 소비자에게 동대문 같은 거대한 패션 클러스터가 얼마나 빠르고 값싸게 고품질 옷을 만들 수 있는지 알리고 싶다”며 “동대문 쇼핑몰들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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