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온' 신세경에게 시나브로 스며든다.
JTBC 수목드라마 '런 온'의 주역 신세경에게 헤어 나올 수 없다. 극 중 신세경은 관성적으로 뒤를 돌아봐야 하는 영화 번역가 오미주 역으로 분했다. 신세경은 매 작품에서 새로운 얼굴로 변신하는 배우로 저명하다. 탄탄히 쌓아 올린 연기 내공과 감정의 본질을 날카롭게 꿰뚫은 후 세밀하게 보여주는 표현력은 시청자들의 마음 속 깊숙이 파고들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뿐만 아니라, 신세경의 진짜 얼굴이 무엇인지 헷갈릴 만큼 폭넓은 캐릭터 소화력을 함께 선보인다. 작품 속에서 본인은 사라지고 습자지처럼 배역에 완전히 동화된 모습으로 대중과 만나는 신세경은 믿고 보는 배우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이러한 신세경의 진가는 '런 온'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본연의 에너지에 캐릭터의 매력이 덧입혀지자 더욱 빛났고, 유쾌함과 진중함을 자유롭게 오가는 변화무쌍한 연기는 드라마에 몰입하게 한다. 그중에서 단연 일품은 점은 신세경의 농도 짙은 감정 연기다.
이는 지난 24일 방송된 '런 온' 4회에서도 잘 드러났다. 신세경의 감정 연기는 애틋함을 넘은 긴 여운을 남겼다. 눈빛과 표정에 과장되지 않은 진심을 담아, 이를 안방극장에 온전히 전했기 때문이다.
기선겸(임시완)과 함께 있을 때 오미주(신세경)의 눈빛은 시시각각 다른 감정을 전했다. 미주는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서 후배를 지키려는 선겸이 더욱 궁금해졌다. 선겸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두 눈은 어느 때보다 영롱하게 빛나 웃음을 유발했다. 또한, 선겸이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 심장이 쿵 떨어지는 기분을 느꼈을 땐 설렘을, 선겸 때문에 자신도 몰랐던 낯선 모습들이 튀어나올 때 느낀 멋쩍음 등 다양한 감정을 눈빛과 표정으로 표현해 드라마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후 미주는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일렁이게 했다. 결정적인 순간에도 남을 먼저 배려하는 선겸을 향해 안타까움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미주는 선겸을 향한 가슴 아린 감정을 "나한텐 당신의 이야기가 중요한데!"라는 한 마디와 그를 바라보는 아련한 시선으로 표했다. 아픔과 상처를 속으로 삼켜내는 선겸 때문에 미주의 마음이 조각났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해, 안방극장을 먹먹함으로 채웠다.
한 마디로 형용하기 힘든 미주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끝까지 드라마에 집중하게 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캐릭터의 심경을 세밀하게 그려낸 신세경의 활짝 핀 연기력에 대해서도 찬사가 끊이지 않는다. 믿고 보는 배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신세경. 빈틈 없는 감정 호연으로 놀라운 몰입감을 선사하고 있는 그의 향후 활약에도 기대가 모인다.
한편 '런 온'은 매주 수, 목 오후 9시 방송된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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