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 지역의 한 스포츠 단체 협회장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이 단체장은 횡령 혐의 자금 중 일부를 여당 국회의원의 로비에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경찰이 관련 내용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서울 은평경찰서는 스포츠 단체 협회장 A씨를 지난 9월부터 횡령과 배임, 사문서위조죄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2018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2년간 협회 공금 1억25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횡령 의혹 금액 중 상당 부분이 불법 스포츠 토토에 사용됐을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횡령 의혹 금액 중 일부가 국회의원 B씨에 대한 불법 로비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경찰에 제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자금법상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고,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돈으로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B씨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로비 의혹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이고 말이 안된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협회 계좌를 압수수색해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라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