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혼자만 공부를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
A 씨는 고등학생이다. 부모님은 의사, 오빠도 의대에 진학했다. 대를 잇는 의사 가문인 셈.
A 씨의 부모와 오빠뿐 아니라 가족들도 모두 전문직, 고위 공무원, 잘나가는 사업가라고. 여기서 A 씨의 고민이 시작됐다.
"저는 어릴 때부터 노력해도 성적이 잘 안 올라요. 공부 욕심은 있는데, 성적은 안 나왔어요. 오빠보다 공부를 더 많이 했는데도, 성적이 안 좋게 나왔어요. 노력해도 안 되니 막막한 느낌에 스트레스가 심해요."
A 씨와 달리 그의 오빠는 타고나게 머리가 좋았다고. 들으면 바로바로 이해하고, 기억할 뿐 아니라 응용까지 하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는 신동'이었던 것.
반면 A 씨는 "책을 읽어도 이해하는 부분이 많고, 남들보다 속도도 느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난산증, 난필증 수준까진 아니라도 그 경계에 가깝고, 집중력도 ADHD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또래에 비해 떨어진다"라고 평가했다.
"스스로 뭔가 하려 해도 잘 안돼요. 온갖 방법으로 동기부여를 하려 해도 안되고, 주변 사람들은 다 잘하는데 저만 못해서 너무 속상해요."
A 씨의 고민에 위로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사실 잘 하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너무 뛰어나다 보니 착각하고 있을 수 있다", "공부 말고 다른 재능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감정을 부모님과 상의해보고 잘할 수 있는 다른 걸 찾았으면 한다" 등의 반응이 보였다.
"의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공부도 재능이고 유전자이지만 꼭 공부로만 가는 건 아니다", "지금 그 자체로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는 응원도 이어졌다.
"공부는 유전"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지만, 최근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변이 비율이 30%가 넘을 만큼 "변동성이 크다"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한국인 1094명의 전체 유전자를 분석해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올해 6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유전자 변이가 34.5%, 3분의 1 이상이 개인 특이적이다. 연구진은 "각각 개인이 얼마나 특이적인지 보여주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유전을 근거로 어른이 아이에 대해 단정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건 섣부르다"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부모와 다르더라도 아이의 생각과 개성을 존중해 주고, 주변과 비교하지 않는 양육태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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