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화이자 백신 추가확보 협상…원료 조달 지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화이자와 내년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추가 확보를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수천만회 투여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화이자에 백신 원료 공급을 돕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최근 화이자에 미국인 5000만명이 접종할 추가 물량을 팔라고 요구했다. 코로나19 백신이 2회 맞아야 면역력이 생기는 점을 감안하면 총 1억회 투여분 구매를 타진한 것이다.

그러나 화이자는 내년 중반까지 생산되는 백신 물량이 세계 각국과 이미 계약됐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화이자는 트럼프 정부가 백신 원료 공급업체들에 화이자의 구매 요청을 우선하도록 명령하면 백신 생산량을 늘려 미 정부에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측이 미 정부에 국방물자생산법(DPA)을 적용해 "심각한 공급 제한을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화이자와 내년 4∼6월 백신 수천만회 투여분을 추가로 공급받는 내용의 계약안을 협상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화이자의 요청에 트럼프 행정부도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회견에서 "최근 화이자로부터 제조에 다양한 어려움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화이자가 미국인들을 위해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도록 전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모더나 백신을 합쳐 내년 상반기 이내로 3억회분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현재 개발 단계인 다른 제약사들의 백신 9억회분도 계약한 상태다. 다만 3억회분은 1억5000만명이 접종할 분량이어서 미국 인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