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인공지능(AI) 싱크탱크 'LG AI 연구원'의 초대 사령탑에 선임된 배경훈 상무가 AI 원천기술 확보 등 향후 신설 조직의 운영 방안 등에 대해 7일 밝혔다.
AI 연구원은 구광모 LG 회장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추진의 일환으로 설립한 LG그룹의 AI 전담 조직이다.
배경훈 상무는 이날 AI 연구원 출범을 기념해 온라인으로 개최된 토크콘서트에서 "LG가 세상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AI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AI 연구원은 그룹 차원의 최신 AI 원천기술 확보와 AI 난제 해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신설된 AI 전담 조직이다. LG AI 연구원은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유플러스, CNS 등 16개 계열사가 참여해 LG경영개발원 산하에 둔다. 3년 간 글로벌 인재 확보, AI 연구개발 등에 2000여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배경훈 상무는 "AI 연구원의 최우선 과제는 그룹 내 계열사에 산재한 난제들을 AI 연구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라며 "AI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난제를 해결하고자 하며, 인공지능을 통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LG는 가전, 통신, 전지, 신약, 라이프케어 등 생활과 산업 전반에 걸쳐 방대하고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I기술 자체에 대한 깊이 보다는 제품과 서비스에 일부 AI를 활용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게 배 상무의 설명이다.
배 상무는 AI 연구원이 출범 이전부터 배터리의 수명과 용량 예측모델에 기반해 검수 과정에 필요했던 충·방전 시간을 단축했다고 밝혔다.
또 "신약 후보물질들을 발굴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는 등 난제들을 AI를 통해 해결했다"며 "사람이 3년6개월 걸리던 일을 AI로 8개월 만에 우수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데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상무는 AI 연구원을 연구자들이 다양한 문제를 풀 수 있는 놀이터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AI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를 위해 차별화된 평가와 보상 체계도 마련했다. 배 상무는 "역량 있는 우수 인재에게는 연차에 상관 없이 역량 중심으로 파격적인 대우를 할 예정"이라며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본인이 원하는 연구를 다양하고 애자일(빠르고 유연한)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구원들이 본인의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360도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기 주도적인 유연한 근무 환경도 제공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 AI 연구원은 배 상무와 함께 이홍락 미국 미시건대 교수가 이끈다. 이 교수는 세계적 AI 석학이자 구글 AI연구조직인 '구글 브레인'에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를 역임한 인물이다.
이 교수는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미시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머신러닝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며 2013년 전기전자공학회(IEEE)에서 세계 10대 AI 연구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 교수는 업계 처음으로 신설된 'C레벨의 AI 사이언티스트(CSAI)' 직책을 맡아 AI 원천기술 확보 및 중장기 AI 기술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LG는 "배 상무와 이 교수는 함께 70년대생 리더로 LG의 AI전략 수립과 실행을 전담토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AI연구원은 이와 함께 내년에도 AI 분야의 중량급 우수 인재를 영입하며 핵심 연구인력 규모를 100여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 주도로 계열사 사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2023년까지 그룹 내 1000명의 AI 전문가를 육성하는 역할도 맡는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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