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을 비롯한 (주)두산 대주주들이 두산퓨얼셀 지분을 두산중공업에 무상 증여했다.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책임경영 차원에서 약속했던 사재 출연을 이행한 것이다.
두산퓨얼셀은 박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던 두산퓨얼셀 보통주 지분 23%(1276만 주)를 두산중공업에 무상 증여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전날 종가 기준 6063억원 규모다.
두산중공업은 박 회장 등의 지분을 넘겨받아 두산퓨얼셀의 최대주주(지분율 17.77%)가 됐다. 이번 무상 증여로 두산중공업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게 됐다. 직접 현금이 투입되는 것은 아니지만 두산퓨얼셀 지분 가치만큼 두산중공업의 자본이 늘기 때문이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두산퓨얼셀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사업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며 “특히 두산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만드는 그린수소 사업,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소터빈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의 연료전지 발전기술을 활용해 연료전지, 풍력, 중소형 원자로, 가스터빈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발전기술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두산퓨얼셀은 두산중공업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과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두산중공업 유상증자까지 마무리되면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에 제출한 3조원 규모의 자구안 대부분을 실행하게 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4일 매각 본입찰을 마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매각 가격을 약 8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남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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