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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조작해서 얼마나 벌었나[연예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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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연습생들의 꿈을 이용해 사기를 쳤고,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고, 모든 범죄 행각이 드러났다. "배상하겠다"고 했지만 어떻게 배상할 지에 대해선 말이 없다. 법원의 판결에도 '프로듀스101' 사태는 '진행 중'이다. </i>

지난 18일 Mnet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이끌었던 메인 연출자 안준영 PD와 책임 프로듀서였던 김용범 CP의 순위조작 관련 항소심 선고 공판이 진행됐다. 이들은 업무방해,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과 동일하게 각각 징역 2년과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와 더불어 제작진의 개입으로 순위가 뒤바뀌고, 데뷔의 기회를 잃은 피해 연습생들의 명단도 공개됐다. Mnet 측은 선고 이후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고, 판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재판을 통해 공개된 모든 피해 연습생분들에게는 끝까지 책임지고 피해 보상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프로듀스101' 시즌3 격인 '프로듀스48'로 결성된 아이즈원의 컴백을 강행하고, 당장 2주 앞으로 다가온 2020 MAMA(Mnet ASIAN MUSIC AWARDS, 이하 MAMA)에서 시즌2로 결성된 워너원 무대를 선보이겠다던 Mnet이 제대로 된 보상을 어떤 방식으로 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프로듀스 101'
2016년 '프로듀스101'이 처음 등장했을 땐 국내 아이돌 산업의 판도가 흔들릴 정도였다. 그동안 체감 인기와 심사위원들의 평가 간극에 불만과 피로를 느꼈던 열성 시청자들이 자신들의 투표만으로 데뷔 멤버를 결정한다는 건 센세이션이었다. 전 국민 인기투표로 선발된 아이돌 그룹인 만큼 데뷔와 동시에 각종 신인상을 휩쓸며 신드롬을 일으켰고, 시즌1과 시즌2로 선발된 I.O.I와 워너원의 팬덤은 국내 정상급 아이돌 그룹들과 비교해 밀리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프로듀스 101' 프로그램 포맷은 중국, 일본에 수출되면서 그야말로 '프듀천하'를 이뤘다.


이는 CJ ENM의 매출로도 직결됐다. CJ ENM은 '프로듀스 101' 방송 이후 미디어와 음악 사업 부문 모두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프로듀스 101'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워너원의 매출이 잡힌 지난해 1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555.6% 상승한 사상 최대 콘서트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 521억 원, 영업이익 46억 원을 달성했다.

아직까지 CJ ENM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워너원은 활동 기간이었던 1년 6개월 동안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수익은 CJ ENM과 멤버 각각의 소속사들이 나눠 가졌는데, 강다니엘, 윤지성 등이 당시 CJ ENM 레이블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실질 수익률은 더욱 높았다는 평이다. 결국 무산되긴 했지만 워너원을 MAMA에 다시 올리겠다는 발상이 나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검찰 공소장에서도 "'프로듀스101'은 방송에 의해 최종 선발된 그룹 멤버들의 연 매출이 수백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CJ ENM이 음악콘텐츠본부를 통해 진행하는 사업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이라고 명시돼 있다. 물론 '프로듀스 101' 시즌 중 가장 큰 매출을 안겨준 워너원 역시 조작으로 탄생됐고, 본래 멤버로 합류했어야 할 강동호가 제작진의 개입으로 탈락했다.

'프듀' 이어 '아이돌학교'도 조작 적발됐지만…"오디션 못버려"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프로그램을 흥행시키기 위한 압박감에 저지른 우발적인 행동"이라는 취지로 법정에서 억울함과 선처를 호소했다. 문제는 CJ ENM 소속 PD들 중 순위 조작으로 재판을 받는 이들이 이들 만이 아니라는 점, 오디션 공정성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참여자만 달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 앞서 지난 9일 Mnet '아이돌학교' 김모 CP, 김모 제작국장 겸 본부장도 시청자 투표 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들 역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내내 지속적으로 시청자 투표 결과를 조작했고, 해당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그룹 프로미스나인 멤버 중 3명의 등락이 바뀌었다.

논란 속에도 Mnet은 올해에만 '아이랜드', '캡틴', '포커스', '쇼미더머니9' 등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이어 선보였다. 아직 첫 방송이 되진 않았지만 '고등래퍼4' 오디션도 현재 진행 중이다.

아이랜드는 아이돌 엔하이픈을 선발하는 과정을 담았고, '캡틴'은 부모와 함께하는 10대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포커스'는 포크, '쇼미더머니' 시리즈와 '고등래퍼' 시리즈는 힙합이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경합을 벌이는 오디션 콘셉트라는 것엔 차이가 없다.

특히 '아이랜드'의 경우 방탄소년단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CJ ENM이 공동 출자해 세운 합작사 빌리프를 통해 2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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