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중국군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상황에서도 중국에 대한 압박 고삐는 늦추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돼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중국이 군사, 정보, 다른 안보 장치의 개발과 현대화가 가능하도록 미국 자본을 점점 더 착취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본토와 해외의 미군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국방부가 중국군의 지원을 받는다고 지정한 31개 중국 기업에 대해 미 투자사 또는 연기금이 이들 주식을 사고파는 것을 제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모바일, 하이크비전 등 중국의 일부 대형 기술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내년 1월 11일부터 시행되며 현재 이들 주식을 보유한 곳은 1년간 처분 기간이 주어진다.
미국은 중국이 최근 홍콩 의회인 입법회 내 범민주파 의원 4명의 의원직을 박탈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하며 제재를 예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의 일그러진 애국주의 환상은 자유와 민주주의 요구를 억압하는 구실”이라며 “미국은 세계 동맹,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고 책임져야 하는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은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몇 달간 중국 압박을 강화하려 한다면서 이미 불화가 심한 양국 관계를 더 짓누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도 이 같은 움직임이 중국을 격분시키고 다양한 문제에서 양국 관계 악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달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 연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는 2024년 대선 출마계획의 서곡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맥대니얼 위원장은 미시간주 출신으로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연임을 지지한다는 건 자신이 4년 뒤 대선을 준비하겠다는 뜻이란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군으로 여겼던 폭스뉴스를 혼내주기 위해 디지털 미디어를 세우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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