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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한진그룹, 아시아나 인수 추진.. 대한항공·아시아나 '양날개' 갖출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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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1월12일(18:3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다.

12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산업은행에서 수천억원 규모 자금을 출자받은 뒤 그 돈으로 금호산업이 보유(지분율 30.77%)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사들이는 수순이다. 한진그룹은 이르면 내주 중 관련 투자의향서(LOI)를 산업은행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여력을 고려할 때 인수 주체는 한진칼보다는 대한항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된 후 정부와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아줄 방법을 고심했다. 이 과정에서 국적 항공사를 하나로 합치는 방안이 가장 확실하게 항공업을 구조조정하고 정부도 지원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관련 내용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에 두루 보고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진칼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최근 금융감독 당국과 만나 세부 사항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으로서는 이같은 구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조 회장이 가장 우려하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확실하게 벗어날 수 있다. KCGI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이 참여한 3자연합은 최근 최근 한진칼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시장에서 매집하는 방법 등으로 조 회장 측보다 더 높은 지분율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3자연합은 최근 새로운 이사진을 꾸리고 있다. 내년 초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진칼의 경영권을 다시 가져오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당장 3자연합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지난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한진칼이 외부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관련법에서 경영권 분쟁 중인 기업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백기사를 끌어들이는 것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은이 한진칼에 돈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줄지는 아직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증자를 하더라도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받을지, 의결권이 없는 지분을 받을지도 분명치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산은이 한진칼로 하여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거느리게 하는 이상, 정부가 한진칼의 경영권이 다른 주체로 넘어가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리 없다는 점이다. 경로야 어떻든 조 회장으로서는 경영권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도 이 딜을 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라는 핵심 경쟁자를 제거할 수 있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벗어나는 때에 대한항공의 이익률은 종전보다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각종 노선을 정비하여 이익이 남는 노선을 대한항공에 몰아줄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두 항공사는 하나로 합쳐지게 될 것이다.

물론 부담도 크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채가 12조8405억원(6월말 기준)에 달한다. 반면 자본은 5605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56% 수준이다. 올 하반기 당기순손실을 반영하면 자본잠식률은 이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자본이 거의 남지 않은 상태로 부채만 떠안아야 한다는 뜻이다. 인수 후 대규모 자금을 넣어서 회사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데,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상황도 그다지 좋지는 않다. 그렇지만 정부가 이러한 구상을 짠 것은 국적항공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통해 살려주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과 다름이 없다. 조 회장으로서는 회사가 망할 위험은 사라지고, 경영권을 지키면서, 경쟁자까지 제거하는 '1석 3조'의 딜인 셈이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은 그대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자산을 일단 가져와서 판을 짜려고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과 딜로이트안진이 주관하던 금호리조트 매각도 아시아나항공 매각 건으로 잠시 중단된 상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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