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서 일가족을 살해한 40대 가장이 구속됐다. 12일 전주지법 군산지원은 A(43)씨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한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33분쯤 익산시 모현동의 아파트에서 아내(43)와 중학생 아들(14), 초등학생 딸(10)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견에 따르면 A씨의 아내는 과다출혈, 자녀 2명은 질식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생활고 때문에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두 자녀와 아내를 차례로 숨지게 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A씨는 친인척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채무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 아내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했다"며 "아이들과 아내를 먼저 보내고 뒤따르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집안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고 이들 부부 이름이 함께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서는 아내가 썼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유서에 대한 필적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A씨는 최근까지 통신 계통 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아내는 전업주부였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부부의 정확한 채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사실 확인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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