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1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8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2만1000명 줄었다. 취업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3월 이후 매달 감소하긴 했지만, 감소폭은 4월 47만6000명을 정점으로 축소되는 흐름이었다. 5월 39만2000명, 6월 35만2000명, 7월 27만7000명, 8월 27만4000명 등이다.
하지만 9월 39만2000명으로 감소폭이 커졌고 지난달엔 40만 명을 넘겨 6개월 만에 최대폭 줄었다. 8월 광복절 전후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영향이 컸으며 9~10월 거리두기 완화는 고용 사정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층의 취업난이 특히 심해지고 있다. 20대 취업자는 지난달 21만 명 감소해 2009년 1월(22만5000명) 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취업자 6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실업률 20년 만에 '최악'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6일 제1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 등으로 10월에는 고용 개선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조치가 9월 14일 수도권 2.5단계→2단계, 지난달 12일 전국 2단계→1단계 등으로 완화된 만큼 내수가 회복되고 고용도 살아날 것으로 본 것이다.하지만 홍 부총리의 예상은 빗나갔다. 지난달 취업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고용난이 가장 심했던 4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실업자는 102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6만4000명 증가했다.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 100만 명대 실업자다. 지난달 실업자 증가폭은 올해 들어 최대였다. 실업률(3.7%)도 1년 전보다 0.7%포인트 상승해 10월 기준 2000년(3.7%) 후 가장 높았다. 다만 기재부는 “지난달 40만 명대 취업자 감소는 작년 10월의 고용이 호조였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상용직 근로자마저 감소 직전에 다다른 것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상용근로자는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임금근로자로, 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과 비슷한 개념이다. 상용근로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임시·일용직이 크게 줄었던 4~7월에도 매달 30만 명 이상 증가하며 고용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상용직 증가폭은 8월 28만2000명으로 내려오더니 9월엔 9만6000명, 지난달엔 1만4000명까지 쪼그라들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영향으로 상용직 증가가 이어졌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정부 정책의 ‘착시효과’가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제조업 등 분야의 건실한 기업들도 코로나19 리스크를 견디지 못하고 고용을 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8월 5만 명 감소했으나 9월 6만8000명, 지난달 9만8000명 등으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서비스업의 취업난도 계속되고 있다. 10월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2만7000명 줄었다. 도소매업과 교육서비스업도 각각 18만8000명, 10만3000명 감소했다. 정부 재정 일자리가 많은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업종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각각 취업자가 12만3000명, 10만5000명 늘었다.
일도 안 하고 취업 활동도 안 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달 1637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50만8000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그냥 쉬었음’ 인구는 24만7000명 늘어난 235만9000명이었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 수준의 고용 한파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민준/강진규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