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계열사 임원들과 회의할 때 자일리톨 껌을 씹는다. 신 회장뿐 아니라 참석한 고위 임원도 함께 껌을 씹으며 보고하고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회장님 앞에서 감히 껌을 씹는 행위는 국내 기업문화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롯데그룹 내에서만큼은 자연스러운 회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껌을 씹는 저작 활동이 뇌에 좋은 영향을 미쳐 회의 참석자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40여 개 롯데 계열사의 600여 개 회의실에 자일리톨 껌이 비치돼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마스크를 오래 쓰고 있어야 하는 요즘 껌의 효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스크를 쓰면 입냄새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입 안에 오래 머문다. 껌은 입냄새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는 안면 근육을 많이 움직이지 못하는데 껌 씹기를 통해 안면 근육 운동을 할 수 있다. 껌을 씹으면 타액(침) 분비가 많아져 구강 내 세균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특히 자일리톨은 충치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자일리톨을 함유한 천연당분 껌을 씹으면 충치균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올해 출시 20년을 맞은 롯데제과 자일리톨은 국내 껌 시장 부동의 1위 제품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롯데 자일리톨 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5.8%에 이른다. 지난 20년간 매출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롯데 자일리톨은 출시 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고 있는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롯데 자일리톨 껌의 주원료는 고품질의 핀란드산 자일리톨이다. 충치예방에 도움을 준다. 애플민트 향과 쿨링 향으로 입안을 쾌적하게 해준다. 지난해 선보인 ‘자일리톨 프로텍트’와 ‘자일리톨 화이트’도 치아건강과 입냄새 제거에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프로텍트엔 프로폴리스 과립이, 화이트엔 화이트젠이 함유돼 있다. 올해 캔디 형태의 ‘녹여먹는 자일리톨’도 선보였다.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불편함 없이 녹여 먹을 수 있어 편리하다.
지난 4월 롯데제과와 롯데그룹 식품연구기관인 롯데중앙연구소는 롯데자이언츠 선수들을 위한 껌을 개발했다. 선수들이 경기 직전 근육의 긴장을 이완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껌을 만들었다. 롯데자이언츠 선수들의 개개인 성향을 분석한 맞춤 껌을 특수 제작해 제공했다. 롯데중앙연구소 관계자는 “씹는 행위는 경기 전 긴장을 완화시켜 줄 뿐만 아니라 근육 활성화, 집중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국민 치아건강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함께 ‘치아가 건강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의료 취약 지역을 대상으로 이동치과 진료사업, 구강질환 예방을 위한 홍보사업, 어린이 및 청소년 대상 구강관리 교육, 기타 구강보건 향상을 위한 협력 활동 등 다양한 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