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직접 설계한 '애플 실리콘' 칩셋 'M1'과 이에 기반을 둔 차세대 맥(Mac) 3종을 공개했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플파크 본사에서 '원 모어 씽'이라는 주제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온라인으로 열고 M1과 이를 탑재한 노트북 신형 맥북 에어, 맥북 프로 13형, 소형 데스크톱 맥미니 등 3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팀 쿡 애플 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애플은 M1 칩셋을 탑재한 맥 신제품 출시로 거대한 변화를 맞았고, 오늘은 맥과 애플에 역사적인 날"이라며 "M1은 놀라운 성능과 배터리 수명, 많은 소프트웨어와 앱 접근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그간 아이폰·아이패드·애플워치 등에는 모두 자체 칩셋 애플 실리콘을 쓰면서도 아이맥·맥북 등의 데스크톱·노트북 PC에는 인텔의 반도체를 써왔다. 이날 공개된 맥 신제품들은 외형상으론 기존 제품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음에도, 제품의 실제 성능과 시장반응은 물론 애플의 향후 전략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애플은 '애플 실리콘'이라 알려졌던 자체 개발 프로세서의 첫 모델 'M1'을 공개했다. M1은 8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8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 인공지능(AI) 기능을 수행하는 16코어 뉴럴엔진, D램 등을 모두 하나로 합친 시스템 온 칩(SoC) 방식의 통합 프로세서다.
애플에 따르면 M1은 전작 대비 CPU가 최대 3.5배 빠르고 GPU는 6배 개선됐으며 머신러닝 기능은 15배 빨라졌다. 그럼에도 배터리 성능은 최대 2배 가량 개선됐다. 또한 맥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앱을 직접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조지 스누리 애플 하드웨어 테크놀로지 부문 수석부사장은 "PC용 칩 중에서 처음으로 5나노미터(nm) 공정을 채택했다"며 "이로써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단순성과 효율성, 놀라운 성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와 함께 새로운 맥 운영체제(OS)인 '빅서'도 다시 한 번 소개했다. 빅서는 M1 프로세서와 함께 더욱 향상된 성능과 최적화된 전력효율, 기존 인텔 맥용 앱을 그대로 쓸 수 있는 호환성 등을 갖춰 사용자의 생산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했다고 애플은 강조했다.
13.3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새 맥북 에어는 얇고 가벼운 장점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M1 칩셋을 탑재해 성능을 대폭 개선했다. 애플은 "최대 3.5배의 처리성능과 5배 빠른 그래픽 성능, 9배나 향상된 인공지능(AI)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부문에선 새 맥북에어는 전작과 큰 차이는 없지만, CPU와 GPU 구동 때 발생하는 열을 배출하는 환기 장치(fan)가 없는 구조로 설계돼 무소음을 구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메모리는 최대 16기가바이트(GB), 저장장치는 최대 2테라바이트(TB)의 스테이트솔리드드라이브(SSD)를 지원한다.
배터리 사용시간은 역대 맥북 에어 제품 중 가장 길다. 애플에 따르면 신형 맥북 에어는 최대 15시간 동안 웹서핑, 최대 18시간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 또한 디스플레이의 화이트 포인트를 자동 조절해주는 트루 톤 기술과 화질이 향상된 내장 페이스ID 카메라, 와이파이6 지원 등 다방면에서 업그레이드 됐다. 국내 가격은 129만원부터다.
전문가용 고사양 제품인 맥북 프로 13형 신제품은 기존 동급 맥북 프로 대비 최대 2.8배의 CPU 성능과 5배에 달하는 그래픽 성능을 제공하며, AI 가속 성능도 11배나 향상됐다. 배터리 역시 맥북 에어보다 최대 20시간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맥북 프로에서만 제공하는 스튜디오 수준의 마이크 구성과 터치 바를 갖췄고, 메모리는 최대 16GB, SSD는 2TB다. USB 4와 썬더볼트 4를 지원하는 2개의 USB-C 포트도 갖추고 있다. 가격은 169만원이다.
애플의 소형 데스크탑 컴퓨터인 새로운 맥 미니도 공개됐다. 디자인은 전작과 동일하지만 칩셋을 M1으로 바꿔 성능을 끌어올렸다. 애플은 "전작 대비 CPU와 GPU가 각각 3배, 6배 빠르다"며 "일반 PC데스크탑보다는 5배 빠르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89만원부터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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