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사진)이 10일 한국 고위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면담을 갖는다. 양국 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한 시그널 주고받을 듯
일본 민영방송 TBS는 지난 9일 박지원 원장이 총리관저를 방문해 스가 총리를 예방하는 일정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일본 총리의 기본 스케줄은 15분 단위다. 공식 일정 기준으로 스가 총리는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 30분, 점심시간, 오후 4시부터 5시30분 사이가 비어 있다. 지난해 국무총리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시 아베 신조 총리와 예상시간 10분을 넘기고 21분간 면담을 가졌다.
시간상 박지원 원장이 스가 총리와 내밀한 얘기를 주고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방일 사흘간 일본의 핵심 인사들을 만나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 등을 충분히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스가 총리로서는 관련 정보를 받고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한 '시그널'을 주는 정도로 면담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민당 2인자와도 회동했던 박지원
박지원 원장은 앞서 일본 도착 당일인 지난 8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집권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 회동했다. 두 사람은 '의형제'로 불릴 정도로 관계가 돈독하다.니카이 간사장은 "매우 우호적으로 이야기를 나눴고 충분히 신뢰 관계를 유지해 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박지원 원장과 니카이 간사장 간 면담에 대해 "두 사람은 오랜 친구이며 일·한(한·일) 관계의 앞날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들었다"며 "일·한(한·일) 관계가 현재 엄혹한 상황이지만 오랜 친구인 두 사람 사이에서 대화나 교류가 이뤄지는 건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