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선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원회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코로나19 대응을 꼽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첫 행보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했다.
美 대선 이후 코로나19 폭증
국제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8일 미국에선 10만2726명이 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흘 연속 일일 신규확진자 10만명을 넘겼다.미국은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3일을 전후해 코로나19 확산세가 확 늘었다. 이달 들어서만 누적 확진자 수가 111만명 이상 증가했다. 선거운동 기간 막판에 각 후보들이 대규모 유세를 벌이고, 대선을 거치면서 군중이 밀집한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선 결과 발표 이후 미 전역에 걸쳐 각 후보 지지자들의 축하·항의 집회가 이어지면서 코로나19 감염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CNN은 “요즘 미국은 역대 최대 코로나19 확산세를 겪고 있다”며 “이와중에 일부 인파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에 나와있다”고 지적했다.
같은날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트위터에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한다”고 썼다.
바이든 인수위 "마스크 착용 의무화·백신 개발 지원"
바이든 당선인은 9일 코로나19 TF팀을 발표한다. 팀은 12명 규모다. 비멕 머시 전 공중보건서비스단장, 데이비드 케슬러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 마르셀라 누네즈 스미스 예일대 내과교수 등이 팀을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머시 전 단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공중보건서비스단장을 지냈다. 케슬러 전 국장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FDA 국장을 역임했다. 
바이든 인수위는 코로나19를 경제 회복, 인종 차별 문제, 기후변화 등과 함께 '4대 우선순위' 사안으로 지정했다. 바이든 인수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바이든 인수위는 코로나19 검사·추적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250억달러(약 27조 8500억원)를 투입해 코로나19 백신 제조·배포에도 나선다.
바이든 인수위는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퇴를 통보한 세계보건기구(WHO)와는 관계를 회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CNN은 “바이든 팀은 전국 ‘코로나19 상황판’를 만들어 각 지역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인수위 홈페이지는 바이든 당선인이 추진할 청사진 정도를 얘기하고 있어 각 계획에 대한 예산 등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내년 바이든 취임 땐 이미 '최악의 사태'일수도
일각에선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에 오르는 내년 1월께엔 이미 미국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스콧 고틀립 전 FDA 국장은 “지금 당장 주별로 방역 대책을 강화해야 하는데 현재 조치가 안 되고 있다”며 “이같은 대응 부족이 연말와 내년 초엔 코로나19 확진자수 폭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메건 래니 브라운대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할 무렵엔 이미 미국 전역에 코로나19가 만연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이달 말 추수감사절, 다음달 크리스마스 연휴 등이 줄줄이 앞두고 있어서다. 래니 전문의는 "연휴를 맞아 크고 작은 모임이 이어지면 불에 휘발유를 붓는 격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최악의 사태로 치닫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065만명으로 처음으로 5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18일 4000만 명을 넘어선 이후 21일 만에 1000만명이 더 늘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바이든 당선인에게 코로나19 협력을 제안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는 세계가 긴급히 맞서야 할 일"이라며 "미국 차기 대통령이 될 조 바이든 당선자와 함께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