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사흘째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 '동학개미'들은 일찍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데 베팅했다. 바이든 후보가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친환경 관련주를 대거 사들인 것. 여의도 증권가(街)에선 친환경 테마주가 바이든의 정책 수혜를 가장 많이 볼 것이라면서도,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화솔루션·씨에스윈드 집중 매수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대선의 막이 오른 지난 4일(한국시간)부터 전날까지 국내 증시(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바이든 후보 당선에 베팅한 것으로 확인됐다.해당 기간 개인들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종목은 태양광에너지 관련주 한화솔루션이다. 511억4599만원(124만주)어치를 사들였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부문인 한화큐셀은 올해 상반기 미국 주거용, 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미국과 한국은 물론 독일 일본 영국 등에서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태양광 셀, 모듈 중심의 제조업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 기반의 미래형 에너지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씨에스윈드도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틀간 매수한 규모는 321억4046만원(32만주)어치다. 씨에스윈드는 풍력 타워 생산 능력 1위 기업이다. 2003년 베트남 법인 설립 이후 중국 캐나다 영국 말레이시아 대만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글로벌 풍력 터빈 업체인 베스타스, GE, 지멘스가메사 등에 제품을 납품한다.
"대체 에너지 투자" 바이든 당선되면 친환경 테마주 주목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증시에서 친환경 관련 테마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바이든 후보는 친환경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삼고 있어서다.앞서 바이든은 "기후 변화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며 화석 에너지를 대체 에너지로 전환해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했다. 2조달러 규모의 대체 에너지에 투자하겠다고 했고, 2035년까지 전력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없애고 2050년까지 전 부문을 0(제로)을 만들겠다고 했다.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가 주목 받은 이유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정책 방향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차별화되는 것이 친환경 정책"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당연히 친환경 목표를 제시할 것이고, 단기적인 성과를 위한 인프라 투자 역시 청정에너지 중심으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친환경 관련주를 최선호 테마로 제시했다.
다만 그는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의 경우 바이든 당선 가능성이 선반영되고 있다고 짚었다. 때문에 단순하게 바이든 당선 수혜주라는 이유로 매수하기보다는 기초체력(펀더멘털)을 고려해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미 대선 3일째 개표작업 막바지…바이든 우위
사흘째를 맞은 미국 대선이 막바지 개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부분 주에서 승패가 갈린 가운데 남은 경합 지역의 개표도 이날 중 윤곽을 나타낼 전망이다. 일부 우편투표까지 유효표로 인정하는 주가 있긴 하지만 대선 승자는 이날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지금까지 개표 추이로는 바이든 후보가 대권 고지에 한층 더 다가서 있다는 것이 외신의 평가다. 바이든 후보는 애리조나를 포함해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264명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선거인단 과반인 매직넘버 270명 도달까지 불과 6명을 남겨둔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가운데 한 곳에서만 승리해도 매직넘버를 채울 수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네바다다. 바이든 후보가 네바다에서 근소한 차이로 앞서서다. 조지아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초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