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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웨이브 무산, 주가엔 청신호…"내년 코스피 2700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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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한미 증시가 상승세다. 큰 이변 없이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라는 게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내년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는 최고 2700을 넘는다.

백악관과 의회 상·하원을 민주당이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예상이 깨졌지만 오히려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흐름도 읽힌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기업 규제·증세 방안이 상원에서 가로막힐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코스피 2700대 가능”
5일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바이든 후보로 기울어진 미국 대선 결과가 한미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올 연말은 물론이고 내년까지 증시 상승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 결과 코스피지수는 내년에 최고 2750(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증시는 경기 회복 기대감과 유동성만으로도 강세가 이어졌다”며 “내년에 유동성은 보강되기 어렵겠지만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고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코스피지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도 “증시 참여자들이 불확실성이 해소된 걸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것”이라며 “올 3분기 같은 증시 급등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업 실적 개선에 힘입은 완만한 상승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불복이 변수로 남아 있다. 이 변수가 증시를 얼마나 흔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견해가 엇갈린다. 소송전 장기화로 시장에 계속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재검표를 한다고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은 차분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블루웨이브 무산 긍정적”
전문가들은 의회 상원에서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블루웨이브가 무산된데 주목했다. 이는 미국 월가가 ‘최악’으로 꼽았던 상황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 경우 부양책이 상원을 통과하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경기 침체(디플레이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 미국 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코스피지수 조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예상과는 반대로 반응하고 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를 “규제와 증세 가능성이 낮아진데 주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화당이 상원에서 증세를 저지할 거라는 안도감이 시장에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민주당이 반독점 경제 정책을 밀어붙이기 어려워졌고 환경 규제를 강화하기도 쉽지 않아졌다”며 “정치가 경제에 개입할 여지가 줄어 주가 상승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원과 마찰이 생길 수 있겠지만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바이든 후보는 상원의원을 36년간 했기 때문에 상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잘 안다는 것이다. 정용택 센터장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바이든 후보와 더 친하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친환경주 상승 전망 엇갈려
전문가들은 증시 상승세가 전반적으로 유지되면서 비대면 등 올해 주도주가 내년에도 계속 오를거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서철수 센터장은 “산업환경의 변화라는 대세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플랫폼 기업의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봤고, 신동준 센터장은 “비대면 산업이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인프라 등 경기순환·중후장대 종목이 부진할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제가 무난하게 회복되면서 화학, 운송, 산업재 등 다양한 분야가 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가 싼 것을 고르는 게 낫기 때문에 이들 분야 종목에 투자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주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등안시했던 그린산업에 긍정적 환경이 조성될 것”(정용택·김지산·이창목 센터장)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주가가 블루웨이브를 반영하고 있는데 그게 무산되면서 정책 추진이 잘 안 돼 조정을 받을 것”(서철수·신동준 센터장)이라는 의견도 있다.

바이든 후보자가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미중 무역전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중국을 규제해야한다는 건 같은 입장이지만 수위가 낮아지거나, 관세를 통한 직접규제보다 국제기구를 동원하는 등 보다 덜 직접적인 방식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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